사무라이 영화의 본거지 교토와 거장 미조구치 감독

세계유산으로 가득찬 사무라이 영화의 헐리우드

니조 성, 기요미즈데라, 킨카쿠지, 지쇼지(긴카쿠지) 등 많은 세계유산 사원과 성이 모여있는 교토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사무라이 영화 촬영의 중심지로서, 일본 시대극 팬들에게도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특히 서부에 위치한 교토시에서 가장 큰 구인 우쿄구의 북부는 시대극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시대극 촬영소와 실제 세트를 견학할 수 있는 시대극 테마파크 등을 비롯하여, 일본 전국에 약 3,400개의 사원이 있는 임제종 묘심사파의 대본산으로 시대극에 종종 등장하는 묘신지도 있다. 사무라이 영화의 칼싸움 장면 등을 담기 위해 지금도 자주 촬영지로 사용되므로, 시대극 팬이라면 낯이 익을지도 모른다.

게이후쿠 전철 기타노선의 묘신지역 다음 정거장인 오무로닌나지역 근처에는 세계유산인 닌나지도 있다. 이 닌나지는 “오하루의 일생”, “우게쓰 이야기”, “산쇼다유”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3년 연속 수상을 이룩하고, 장 뤽 고다르를 비롯한 누벨바그 감독들에게도 절찬을 받은 일본 영화의 거장 미조구치 겐지 감독이 좋아하던 절이다. 아름다운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봄에는 인파로 붐비지만 그 밖의 계절은 꽤나 조용한 편이다. 국보인 곤도(金堂)를 비롯하여 입구인 인왕문, 붉게 칠한 중문, 오중탑 등 볼거리가 많으며, 정원도 계절마다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미조구치 겐지 감독 작품 “뻐꾸기”(1927년)

미조구치 감독은 ‘오무로’라 불리는 이 닌나지 일대를 각별히 사랑하여 닌나지 근처에 집을 빌려 오랜 기간 살았으며, 만년에는 이 부근에 자택을 짓기도 했다. 미조구치는 긴 컷을 통해 주위의 분위기까지 꼼꼼히 담아내는 기법으로 유명한데, 세계 영화사에 남는 명작인 ‘유랑극단’을 만든 그리스의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등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그윽한’ 인상을 주는 닌나지 일대에는 그러한 미조구치 감독 영화의 분위기가 넘쳐나고 있다.

묘신지

주소:교토부 교토시 우쿄구 하나조노묘신지초 64
전화:075-463-3121
찾아오시는 길:게이후쿠 전철 기타노선의 ‘묘신지’역 또는 JR 사가노선 ‘하나조노’역에서 도보 약 5분.

닌나지

주소:교토부 교토시 우쿄구 오무로오우치 33
전화:075-461-1155
찾아오시는 길:게이후쿠 전철 기타노선의 ‘오무로닌나지’역에서 도보 약 2분.

사무라이 영화의 테마파크와 세계유산 및 미조구치 감독 영화의 무대

닌나지에서 북서쪽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세계유산인 료안지가 나온다. 이곳은 흰 자갈에 15개의 바위를 배치한 석정(石庭)으로 유명하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물을 표현하는, 선(禪)의 마음을 표현한 정원으로, 일본 영화의 기본이 된 일본의 정신과 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오무로닌나지역에서 기타노선을 타고 가타비라노쓰지역까지 이동, 아라시야마 본선으로 환승한 후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우즈마사 지역은 시대극 팬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 이곳에는 많은 시대극을 세상에 선보인 도에이 교토 촬영소와 그 일부를 일반에 공개 중인 영화 테마파크 ‘도에이 우즈마사 영화촌’이 있다. 영화촌에서는 실제 촬영에 사용하는 전통적인 거리의 세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운이 좋을 때에는 촬영도 견학할 수 있다. 또한 사무라이나 여인네, 닌자 등으로 변신하여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 등도 있으며, 칼싸움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영화촌 안의 영화 문화관※에서는 미조구치 감독을 비롯하여 일본 영화사를 이끌어 온 영화인들의 업적도 전시되고 있다.

가타비라노쓰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주택가에 위치한 헤비즈카 고분은 미조구치 감독의 영화 “신 헤이케 이야기”의 촬영지. 전체 길이 75m에 이르는 횡혈식 전방후원분으로 교토부에서도 최대의 석실을 가진 고분인데, 실은 미조구치 감독이 이 헤비즈카 고분 장면을 담은 탓에 저주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신 헤이케 이야기”가 제작된 것은 1955년. 다음해인 1956년에 미조구치 감독은 교토에서 눈을 감고, 교토시 사쿄구에 있는 만간지 절과 도쿄의 묘에 분골 매장되었다.

1966년, 세계 최고의 영화감독 중 하나로 여겨지는 장 뤽 고다르는 미조구치 감독을 경모하는 마음으로 미조구치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만간지를 찾았다. 그리고 그 때의 사진이 전세계에 퍼지며 만간지는 세계적인 영화의 성지가 되었다. 약 20년 전, 이곳에 분골되어 있던 뼈가 도쿄의 묘로 옮겨지면서 현재는 ‘세계적 영화감독 미조구치 겐지를 그리며’ 라는 비가 남아있을 뿐이지만, 지금도 전 세계 영화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 문화관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10월 11일(금)까지 휴관합니다.

료안지 

주소:교토시 우쿄구 료안지고료노시타초 13 
전화:075-463-2216
찾아오시는 길:게이후쿠 전철 기타노선의 ‘료안지’역에서 도보 약 7분.

도에이 우즈마사 영화촌 

주소:교토부 교토시 우쿄구 우즈마사히가시하치오카초 10
전화:0570-064349
찾아오시는 길:게이후쿠 전철 아라시야마 본선의 ‘우즈마사코류지’역 또는 JR 산인 본선(사가노선)의 ‘우즈마사’역에서 도보 약 5분.

헤비즈카 고분

주소:교토부 교토시 우쿄구 우즈마사오모카게초
찾아오시는 길:게이후쿠 전철 아라시야마 본선 및 기타노선의 ‘가타비라노쓰지’역에서 하차 후 도보 약 7분.

만간지

주소:교토부 교토시 사쿄구 오카자키호쇼지초 130
찾아오시는 길:JR선 ‘교토역’에서 교토시 버스 5호 계통 등을 타고 ‘교토카이칸비주쓰칸마에’에서 하차 후 도보 약 5분. 교토 시영 지하철 도자이선 ‘게아게’역에서 도보 약 10분.

“란덴”을 타고 만나는 영화

교토시 서부의 유명 관광지인 아라시야마 지역을 출발하는 아라시야마 본선과 본선에서 갈라지는 기타노선은 모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며 “란덴(嵐電)”이라는 애칭으로 사랑 받고 있다. 차량과 선로 옆 역사의 레트로한 모습 등이 어우러져, 교토 관광의 이동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란덴은 시대극과 깊은 인연을 가진 전철이기도 하다.

아라시야마 본선은 아라시야마에서 교토시내 중앙부까지 운행된다. 우즈마사코류지역의 부근은 일찍이 도에이, 쇼치쿠, 다이에이와 같은 영화사들의 촬영소가 모여있던 곳으로, 지금도 도에이 교토 촬영소가 있어 많은 배우와 영화 스태프들이 란덴을 이용하고 있다. 1950년경의 어느 날, 당시 학생이었던 나의 부친 니시다 사토루가 미조구치 감독으로부터 ‘배우가 되지 않겠나’는 말을 듣고, “무사시노 부인”, “신 헤이케 이야기” 등의 미조구치 감독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만들어진 것도 란덴 안에서였다.

기타노선은 아라시야마 본선의 가운데쯤에 있는 가타비라노쓰지역을 출발점으로 북쪽을 향해 분기되어, 오무로닌나지역, 묘신지역, 료안지역 등을 지나 종점인 기타노하쿠바이초역에 이른다. 기타노하쿠바이초역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는 고즈 고문화회관은 시대극의 소도구 등을 취급하며 일본 영화계를 지탱해 온 고즈상회가 설립했다. 내부에는 중요문화재 및 갑주, 검 등을 중심으로 회화와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춘추 전시회 기간 외에도 사전에 연락하면 견학이 가능하다.

고즈 고문화회관
주소:교토부 교토시 가미교구 이마데가와 덴진스지사가루 오카미노초 61
전화:075-461-8700
찾아오시는 길:게이후쿠 전철 기타노선 ‘기타노하쿠바이초’역에서 도보 약 5분.
※춘추 전시회 기간 중에만 개관, 전시 기간 외에는 문의 필요.

니시다 노부요시 영화서적 프로듀서

기네마준보샤에서 ‘영화 비디오 연감’, ‘미조구치 겐지 집성’ 등을 편집. 오무로의 대표로서 영화의 제작, 배급, 선전 및 영화 관련 출판물의 편집, 발행 등에도 참여. ‘필름 메이커즈’ 시리즈(기네마준보샤)의 기획 및 편집, 2013년 “미조구치 겐지 저작집”을 오무로에서 발행. 그의 부친은 미조구치 영화의 출연 배우인 니시다 사토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