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바람, 기원이 가득한 나가사키 드라이브

히라도 – 세계를 향해 열린 빛으로 충만한 창

쏟아지는 햇살과 온난한 기후, 변화무쌍한 해안선과 좋은 항구가 있으며, 세계를 향해 열린 일본의 창으로서 밝고 개방적인 풍토를 바탕으로 번영해 온 나가사키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 리스트에도 게재된 그리스도교 사적들, 다수의 자연공원을 비롯한 볼거리도 충분하다. 아름답고 엄숙한 교회를 방문하고, 상쾌한 바람과 함께 해안가를 드라이브하며 감청색 바다와 초록 섬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일상의 염려 따위는 저 멀리 날아가 버릴 듯 하다.

드라이브의 출발점은 중세부터 일본의 입구로서 변영해 온 도시로, 넓게 펼쳐진 바다를 느낄 수 있는 히라도. 파란 하늘 및 주위의 녹음과 대비되며 붉게 빛나는 히라도 대교를 건너 히라도항 주변으로 향하면, 아름다운 첨탑과 흰색, 녹색 외관이 특징을 이루는 ‘히라도 자비에르 기념교회’(지도 숫자1)가 눈에 들어온다. 이 교회는 하늘을 향해 뻗은 예각의 실루엣이 아름다운 고딕 양식 건물로, 내부의 천장은 높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태양광이 흰 벽에 반사되어 천상을 떠올리게 하는 빛으로 가득 차 있다.

교회를 나와 히라도시마 북부를 서쪽으로 달린 후, 이키쓰키 대교를 건너 이키쓰키시마를 북상해 가면, 섬의 북단에 흰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흰색 외관이 더욱 눈에 띄는 ‘오바에 등대’(지도 숫자2)다. 등대가 있는 절벽에 서서 360도로 시야에 펼쳐지는 바다의 파노라마를 바라보고 있자니, 푸른 바다와 하늘에 빨려 들어갈듯한 기분이 든다.

왔던 길을 10분 정도 되돌아가면 육각 기둥이 땅속에서 솟아오른 듯 늘어서 있는 ‘시오다와라 절벽’에 도착.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낸 자연 조각의 장대함과 신비함에 눈이 번쩍 뜨인다. 그곳에서 이키쓰키시마의 서쪽 해안을 남하하여 다시 히라도시마에 들어온 후, 현도 19호를 타고 남쪽으로, 이어서 현도 60호를 타고 남동쪽으로 달리면, 1시간 남짓하여 순백의 외관이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 건축의 ‘히모사시 교회’(지도 숫자3)에 도착한다. 흰 기둥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내부의 분위기가 장엄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곳에서 국도 383호를 타고 북동쪽으로 10분 정도 달린 곳에 위치한 ‘호키 교회’는 히라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세계유산 후보의 벽돌식 교회. 이곳에서 ‘히라도 자비에르 기념교회’(지도 숫자1) 등의 사적이 모여있는 히라도항 지역까지는 히라도시마를 북상하여 25분 정도면 되돌아 갈 수 있다.

히라도 자비에르 기념교회

주소:나가사키현 히라도시 가가미가와초 269
찾아오시는 길:니시큐슈 자동차도의 사자IC에서 국도 204호를 타고 차로 약 50분.

바다와 하늘에 안긴 구주쿠시마

다음날에는 히라도 시내에서 출발하여, 약 2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구주쿠시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나구시야마 공원’(지도 숫자4)을 향한다. 우선 국도 204호를 타고 남동쪽으로, 이어서 남서쪽으로 50분 정도 달린 후 그대로 길을 따라 현도 18호로 들어선다. 사세보시에 들어서서 5분 정도 달린 후 만나는 현도 139호와의 합류점에서, 북쪽을 향하는 139호로 진로를 바꾸어 산길을 타고 북서쪽으로 간다. 그렇게 20분 정도를 달리다 보면 눈 앞에 파랗게 빛나는 바다와 초록 섬들이 나타난다. 구주쿠시마다. 해안 앞에서 왼쪽으로 차를 돌려, 해안가를 1.5km정도 달리면 나구시야마 공원의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공원에 도착하여 전망대에 올라 섬 하나하나가 큼직해서 ‘남성적’이라고 표현되는 기타쿠주쿠시마의 경관을 바라보니, 실로 웅장함이 넘치는 모습이다.

바다를 따라 나있는 현도 18호를 타고 남쪽, 동쪽으로 달리고, 사세보 시내를 향해 바다 옆 현도 139호, 현도 11호를 타고 더욱더 남하. 나구시야마 공원에서 1시간 남짓의 연안 드라이브로 ‘사이카이 펄 시 리조트’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은 미나미쿠주쿠시마의 섬들을 배를 타고 둘러보는 크루즈의 출발지. 섬의 배치와 물의 투명도가 어울려 미나미쿠주쿠시마의 모습은 절묘한 아름다움을 띤다. 배의 갑판에 올라 해풍을 맞으며 바다와 하늘의 푸름에 둘러싸인 가운데 앞으로 나아가는 체험은, 그저 멋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약 50분의 크루즈를 마치고 사세보 시내를 향해 동쪽으로 10분 정도를 달리면, 사세보의 상징 ‘미우라마치 교회’(지도 숫자5)가 맞이해 준다. 일찍이 사세보항에 입항하는 배의 표지가 되어 주던 고딕 성당의 위용을 바라본 후에는 미나미쿠주쿠시마의 대표적 전망 명소인 덴카이호(지도 숫자6)로. 시가지에서 남서쪽으로 향한 후, 현도 149호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는 25분 정도의 길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바다에 작은 섬들이 떠있는, 빼어난 미나미쿠주쿠시마의 경관이 펼쳐진다. 가을을 맞이하며 약 15만 송이의 코스모스도 절정을 이루고 있다.

그 후 석양을 감상하기 위해 향하는 곳은, 시가지로 되돌아가는 도중에 보이는 이시다케 산 정상에 위치한 이시다케 전망대. 이곳은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첫 부분인 석양 장면의 촬영지다. 저녁놀이 반짝이는 하늘과 바다 위로 섬들의 실루엣이 점점이 떠오르는 광경은 마치 수묵화와 같은 자태를 뽐낸다. 그러한 미나미쿠주쿠시마의 모습과 저물어 가는 석양을 바라보면 마음 역시 평온하게 녹아 내리는 듯 하다.

해안 드라이브를 마치고 기원의 도시 나가사키시로

사세보와 나가사키를 잇는 길은 규슈를 대표하는 시사이드 드라이브길.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바다를 감상하며 상쾌하게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사세보 시내를 출발하여 니시큐슈 자동차도를 지나 국도 205호, 국도 202호를 타고 남하해 가면 40분 남짓하여 신사이카이 다리에 도착하게 된다. 다리 일대는 ‘사이카이바시 공원’(지도 숫자7)으로 정비되어 있으며, 다리 밑에는 일본의 3대 빠른 조류 중 하나라 불리는 커다랗게 소용돌이치는 조수가 휘감겨 있다. 다리를 건넌 후에는 서쪽으로 달리면서 그대로 현도 43호로 진입. 20분 정도 달린 후 좌회전하여 반도의 건너편으로 나오면, 얼마 안 있어 ‘나나쓰가마 석회동굴’로 향하는 진입구가 있다. 지구의 연령을 실감할 수 있는 경관을 감상하며 정숙함으로 가득 찬 동굴 내부를 향해 나아가면 마음도 안정되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동굴에서 나와 해안가의 국도 202호를 타고 남하하면 40분 남짓하여 세계유산 후보인 ‘시쓰 교회’(지도 숫자8)가 보인다. 희고 간소한 외관은 청아한 인상을 주며, 나무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내부의 모습에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0분 정도 더 가면, 벽돌식 외관이 아름다운 ‘구로사키 교회’가 서있다. 내부는 목조 아치와 흰 벽의 대비가 아름다우며 엄숙한 분위기다.

국도 202호를 타고 더욱 남쪽으로 달려, 일본 3대 야경 명소 중 하나인 이나사야마 공원을 지나 일단 나가사키 시내로. 이곳까지 1시간 20분 정도면 도착이다. 유달리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교회로, 세계유산 후보이기도 한 국보 ‘오우라텐슈도’(지도 숫자9). 녹색 첨탑, 건물 밖 나무와 흰 외벽이 대비되며 남쪽 나라 분위기를 풍기는 고딕 교회다. 스텐드글라스 빛이 비추는 내부의 모습도 아름답다.

견학을 마친 후에는 이곳 ‘나가사키’에서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기원하는 ‘헤이와 공원’, 원폭 피해로부터 재건된 벽돌식 ‘우라카미텐슈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가스실에서 순교한 콜베 신부와 인연이 깊은 ‘성 콜베 기념관’ 등 시내 각지를 차로 돌아본다. 해가 진 후에는 시내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이나사야마 공원’으로. 나가사키의 파노라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포물선을 그리는 나가사키만과 나가사키시의 부드러운 불빛을 바라보면, 평화의 의미가 다시금 마음에 스며든다.

※교회는 사람들의 기도와 믿음의 장소입니다. 견학할 때에는 예절을 갖추고 배려있는 행동을 합시다.

오우라텐슈도

주소: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 미나미야마테마치 5-3
찾아오시는 길:국도 202호를 타고 이나사야마 방면에서 나가사키 시내를 향해 달려, 우라카미 강의 ‘이나사 다리’를 건넌 후 하구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약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