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니메의 배경이 바로 여기! 아니메 성지순례

일본의 서브컬쳐로서 만화와 아니메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혹시 그 배경이 실재하는 곳이라면 한번 찾아가 보고 싶지 않을까? 일본에서는 아니메의 무대가 된 장소와 아니메와 관련된 장소를 찾아가는 “아니메 성지순례”가 작은 붐이 되고 있다.

아니메 속에 그려진 배경과 건물을 쏙 빼 닮은 풍경을 보고 마치 작품의 세계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 그 매력이다.

“아니메 성지순례”는 아니메 팬들 사이의 비밀스런 취미가 아니다. 일본의 새로운 관광 스타일로서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여행을 떠난다면 좋아하는 아니메의 무대를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 가이드에는 나와 있지 않은 새로운 일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루 밑 아리에티

아리에티가 사는 집과 정원의 모델 – 세비엔(盛美園, 아오모리현 히라카와시)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원령 공주”를 제작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작품은 이미 전세계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미야자키 감독이 소속되어 있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최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에서는 한 낡은 저택을 무대로 소인 소녀 아리에티와 인간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무대로서 중요한 참고가 되었던 장소가 있다. 2010년 12월 하치노헤~신아오모리 사이의 신칸센이 개통된 아오모리현 중부의 히라카와시에 위치한 호화로운 정원과 건물로 조성된 ‘세비엔’이다.

1911년, 대지주이며 유력자였던 세이토 모리요시(清藤盛美)가 9년에 걸쳐 조성하였다. 넓이 약 11,900㎡의 정원에는 아름답게 손질된 나무나 물을 사용하지 않고 연못을 표현한 고산수(나무와 물이 아닌 바위와 자갈을 사용하여 산과 물을 상징하는 정원의 구성양식)가 먼저 눈에 띈다. 이 정원을 조망하기 위한 건축물인 ‘세비칸(盛美館)’은 1층은 정통 일본 다실풍, 2층은 르네상스풍 양식으로 동서양의 조화가 이채로운 건물로 완성되었다. 부지 내에 있는 ‘고호덴(御宝殿)’에는 금박으로 씌운 가마쿠라시대(1192~1333)의 조각 ‘금강계대일여래’와 일본 최대의 마키에(기물에 옻칠을 한 위에 금, 은 가루 등을 뿌려 무늬를 나타내는 일본의 공예)가 보관되어 있다.

2008년, 스튜디오 지브리의 사원이 사원여행으로 세비엔을 방문했을 때 ‘마루 밑 아리에티’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지배인 가사이 가쓰히코(葛西勝彦)씨는 “방문객 수는 영화 개봉 후 20일만에 전년도 연간 방문객수와 같은 1만 4000명이 방문하였습니다. 마치 축제 같았습니다.”라고 회상한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 리조트에서 아니메의 배경 찾기 – 하코네(箱根,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

도쿄 도심에서 열차로 약 1시간 반, 하코네는 예로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온천 리조트의 한 곳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북서부에 있는 센고쿠하라 지구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TV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 이야기의 중심지 ‘제3신도쿄시’로 등장했다. 이로 인해 예전부터 인기 관광지였던 하코네는 아니메 팬들의 주목 또한 받기 시작했다.

JNTO는 하코네마치관광협력회와 협력하여 작품의 무대가 된 실제의 장소를 소개하는 영어판 ‘하코네 보완 맵’과 포스터를 제작하고 아니메 성지로서의 하코네의 새로운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맵과 포스터의 배포는 각지의 JNTO사무소에 문의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아시노코, 빨간 도리이(신사의 입구)의 모습을 아시노코의 수면에 드리운 하코네신사, 40만년 전의 화산활동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분연지 오와쿠다니, 하코네의 산들을 이어주는 케이블카와 하코네등산철도 등 하코네의 명소 19군데가 작품 속에 등장해 그곳에서 거대한 ‘에반게리온’과 의문의 적 ‘사도’의 장렬한 전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 유수의 관광지인 하코네의 명소를 구경하면서 동시에 아니메에서 봤던 풍경과 똑같은 풍경을 만나 볼 수 있는 “에반게리온 성지순례”는 작품의 팬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함께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추천 여행지이다.

교토국제만화뮤지엄

세계최대 만화박물관에서 만화의 세계에 흠뻑 빠져 보자(교토부 교토시)

최근 몇 년, 일본의 만화 작품이 전세계에서 사랑 받으면서 ‘망가(만화의 일본식 발음)’가 세계공통어가 되어버렸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인기 애니메이션도 다수 있을 정도. 국제만화뮤지엄은 일본 최초의 종합 만화박물관으로 4년 전 교토에서 개관했다. 원래 초등학교였던 건물로 교실과 강당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 일본만화뿐만 아니라 메이지시대(1868~1912) 이후의 귀중한 만화 관련자료와 애니메이션 관련자료, 외국 만화책 등 약 30만 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최대 규모의 만화박물관인 것이다.

해외에서 오는 방문객의 발길도 늘어 관내의 영어 표기와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한국어로 인쇄된 안내서도 준비해 놓았다.

소장된 자료 가운데 1970년대부터 2005년에 걸쳐 발행된 만화 5만 점은 관내에 있는 높이 약200m의 책장 ‘만화의 벽’에 꽂혀있어 자유롭게 읽어 볼 수 있다. 또한 영어, 중국어, 한국어를 비롯해 14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만화와 외국에서 발행된 만화도 약 5300여권 꽂혀 있다. 만화광, 애니메이션광인 사람이라면 “하루로는 택도 없어!”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에 충분한 곳이다.

게게게노 기타로

온 마을이 요괴 천지! – 미즈키시게루 로드(水木しげるロード,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

돗토리현 북서부의 항구도시 사카이미나토는 ‘게게게노 기타로’ 등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씨의 출신지이다. 사카이미나토에서는 미즈키씨의 작품을 테마로 한 마을 조성에 힘 쓴 결과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게게게노 기타로’는 일본에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요괴들을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조금 무섭게 그린 만화로 이미 몇 번이나 애니메이션화 된 인기작이다.

JR사카이미나토-요나고 사이를 달리는 JR사카이센에는 요괴 캐릭터가 그려진 열차가 다니고, 사카이미나토역 앞에서 800미터 정도 뻗어있는 상점가 ‘미즈키시게루 로드’에는 미즈키씨가 디자인한 요괴 동상 139개가 늘어서 있다. 또한 ‘요괴 운세’로 유명한 요괴신사, 인기 캐릭터 ‘메다마오야지’ 모양의 가로등, 요괴 캐릭터 상품을 모아 놓은 기념품점도 줄지어 있다. 2010 년 4월에는 이 지역의 현관 역할을 하고 있는 요나고공항의 애칭이 ‘요나고기타로공항’이 되어 ‘요괴 마을’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미즈키씨가 5살 때 사카이미나토의 쇼후쿠지(正福寺)에 있는 ‘지옥극락화’를 보고 신기하게도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2003년에 개관한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에는 미즈키씨가 어렸을 적에 그린 그림과 전세계에서 수집한 요괴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또 여기서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그림엽서를 구입해 그곳에 설치된 ‘요괴 우체통’에 넣으면 기타로 디자인의 소인이 찍힌 엽서를 받아 볼 수 있다(단, 일본국내우송만 가능).

2010년 미즈키씨의 아내 무라 누노에(武良布枝)씨가 자서전 ‘게게게노 뇨보’(게게게의 여보)가 드라마화되어 대히트를 기록하였다. 그 영향으로 사카이미나토의 관광객수가 비약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의 쇼지 유키오 관장에 의하면 드라마의 영향으로 2010년의 입장객수는 전년도의 약 80%가 증가했다고 한다. ‘인구 3만5000명의 도시에 연간 3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왔어요. 전대미문의 사태에 도시가 들썩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인기예감! 신관광스폿

가와사키시(川崎市) 후지코 F 후지오 박물관



후지코 F 후지오(藤子・F・不二雄, 1933~1996)는 ‘도라에몽’, ‘퍼맨’, ‘신(新)오바케노 규타로’ 등으로 알려진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애니메이션화 되어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래에서 온 고양이의 모습을 한 로봇이 주인공 소년을 도와주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 ‘도라에몽’의 애니메이션은 일본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지를 비롯 전 세계인들에게도 친숙하다.

바로 그의 작품을 전시하게 될 ‘가와사키시 후지코 F 후지오 박물관’이 2011년 9월 3일 개관한다. 후지코씨가 오랜 시간을 살았던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지상 3층 건물로 지어지며1층에는 그가 사용하던 책상 등을 재현한 ‘작가의 방’과 원본 그림 전시실, 2층에는 만화를 읽을 수 있는 도서관과 세계 각지의 취재사진을 전시하는 코너, 3층에는 푸른 숲 속에서 캐릭터들과 뛰어 놀 수 있는 옥상광장과 오리지널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뮤지엄 카페로 꾸며지게 된다. 여유 있는 관람이 가능하도록 입장은 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폭넓은 세대에 걸친 인기를 자랑하는 후지코씨의 작품 세계에 푹 빠져 볼 수 있는 이곳, 벌써부터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관광스폿으로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