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5성, 4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일본 고성 순례 여행을 떠나자! [특별기획]

무사와 고성

성

무사는 투구와 갑옷을 입고 검이나 창을 이용해 적과 싸우는 전사이다. 기록에 따르면 무사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700년대이다. 초기에는 토지를 지키기 위한 사설 경호원이었고, 나중에는 하나의 신분 계급으로 정착한다. 이후, 정치의 주요세력으로 성장하며, 15세기 말에서 16세기 말 사이에는 영토를 둘러싸고 서로 간에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전쟁 속에서 적을 막기 위한 군사 거점으로 성을 축조하게 된다. 전쟁이 빈번하던 시기, 일본 전국에 25,000여 개 이상의 성이 세워졌다고 한다. 당시 축성된 성의 상당수는 현재 사라지고 없다. 때로는 화마에 휩쓸려, 때로는 노후화로 인해, 그렇게 쓸쓸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보5성만의 매력, 현존하는 천수각을 통해 알아보자!

일본 고성을 상징하는 것은 천수각(天守閣)이다. 천수각은 성의 높은 곳에 세워져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거나 무기 등을 보관하던 장소로 사용되었다. 세워진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천수각은 현재 12개의 고성뿐이다.

현존하는 천수각 중에서 국보로 지정된 천수각을 가진 고성은 5곳뿐이다. 1500년경에 세워진 마쓰모토성(松本城)을 비롯해, 1537년 이누야마성(犬山城), 1604년 히코네성(彦根城), 1619년 히메지성(姫路城), 1607년 마쓰에성(松江城)이 바로 그 주인공. 이렇게 국보5성에는 400년이 넘는 역사와 다양한 삶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또한, 수많은 전투와 자연재해를 견디며, 세워진 당시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국보 중의 국보이다.

국보5성 순례 여행을 떠나자!

히코네성

교토에서 전철을 이용해 50분 정도면 사가현 히코네시(彦根市)에 도착한다. 이곳에 1604년에 착공된 히코네성(彦根城)이 있다. 천수각은 1606년 완성되었다. 성 주변에 발달한 상점가인 조카마치(城下町), 그리고 무사주택 등, 완벽한 성곽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착공으로부터 20년이 더 걸렸다. 성은 적을 막기 위한 군사 거점이자, 권위의 상징이다. 일본 고성은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의 전투 또한 고려해 축성한다. 이런 이유로 천수각으로 이어진 길목마다 겹겹이 해자나 성문 등 방어시설을 세운다.

에도시대인 17세기에서 19세기 사이, 히코네성은 수운을 통해 비와코 호수나 마쓰바라나이코(松原内湖) 호수와 연결되었다. 또한, 이곳을 통해 많은 선박이 왕래하며 다양한 물류가 운반되었다. 현재도 히코네성 안 해자에서 배를 볼 수 있다. 당시 영주가 사용하던 ‘오스키야카타부네(御好屋形船)’를 재현한 배를 이용한 고성 순례가 가능하다. 벚꽃과 단풍 등 계절 경치, 그리고 돌담과 수문 등, 히코네성의 아름다움을 유람선을 이용해 즐길 수 있다.

히코네성

찾아가기 : JR히코네역(彦根駅)에서 도보 15분

이누야마성

이누야마성

이누야마성(犬山城)은 나고야에서 전철로 25분 떨어진 아이치현 이누야마시(犬山市)에 있다. 이누야마성은 1537년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고, 현존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천수각을 가진 성이다. 천수각은 외부에서 보면 3층 건물이지만, 내부는 4개의 층으로 나뉘었다. 또한, 지하는 2개 층으로 나뉘었다. 천수각의 가장 높은 층에는 주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회랑이 있다. 아름다운 기소강(木曽川), 온타케산(御嶽山), 기후성(岐阜城), 나고야역 등, 이곳을 통해 자연, 역사, 그리고 현재의 모습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천수각에서 바라본 풍경
천수각에서 바라본 풍경

역사가 오래된 곳답게, 성주도 자주 바뀌었다. 19세기 중후반 소유권이 아이치현으로 되돌아왔던 적도 있지만, 19세기 말에 나루세(成瀬) 가문이 다시 성의 주인이 되었다. 이후 2004년까지 개인 소유였던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진 고성이다.

목조 건축인 이누야마성을 통해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느껴보자. 4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누야마성, 직접 체험해보자.

찾아가기 : 메이테쓰(名鉄) 이누야마유엔역(犬山遊園駅)에서 도보 15분

마쓰모토성

마쓰모토성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에 마쓰모토성(松本城)이 있다. 외관은 5층 건물이지만, 내부는 6층으로 나뉜 구조다. 당당해 보이는 천수각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며 아름답다. 검정색 옻으로 칠한 나무판으로 외벽 하단을 장식해 중후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주홍색 테두리가 둘린 쓰키미야구라(月見櫓)가 중앙의 대천수각에 붙어 있는데, 이런 구조는 마쓰모토성이 유일하다.

마쓰모토성은 국보5성 중에서 유일하게 평지에 세워졌다. 흰색 외벽 상부, 검정색 외벽 하부, 그리고 파란 하늘이 만들어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룬다. 일본 북알프스 산맥을 배경으로 해자 수면에 비친 천수각의 아름다운 모습, 사진으로 꼭 남기자!

야간 벚꽃 관람 이벤트인 '빛의 회랑'(좌)과 전통예능인 노의 야간 공연인 '다키기노'
야간 벚꽃 관람회인 ‘빛의 회랑'(좌)과 전통예능인 노의 야간 공연인 ‘다키기노’

진귀한 에도시대 그림지도 등의 소장품이 다수 남아있다. 대궐의 평면도, 무사 거주지, 성 주변 풍경 그림, 마지막 성주인 도다(戸田) 가문의 갑옷과 투구 등을 인접한 시립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혼마루정원(本丸庭園)에서는 야간 벚꽃 관람 이벤트, 달보기 감상회, 그리고 전통예능인 노의 야간 공연 등이 열려 전통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찾아가기 : JR마쓰모토역(松本駅)에서 도보 15분

히메지성

히메지성

신오사카역에서 신칸센으로 30분이면 효고현 히메지시(姫路市)에 도착한다. 이곳에 있는 히메지성(姫路城)은 나라현 호류지(法隆寺)와 함께 1993년 일본 최초로 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화마에 빠지지 않았던 곳으로, 천수각뿐만 아니라 건설 당시의 유적이나 공법 등의 보존상태가 무척 양호하다. 가장 큰 대천수각을 포함해 건물 7동이 국보로 지정되었고, 성안 다른 건물 74동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하늘을 나는 백로’라는 뜻으로 히메지성을 ‘백로성’이라고도 부른다. 히메지역에서 히메지성까지 이어진 큰길인 오테마에도리(大手前通り), 산노마루광장(三の丸広場) 등, 시내 곳곳의 뷰포인트에서 히메지성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다.

일몰부터 심야 12시까지 매일 히메지성에 조명이 켜진다. 낮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분위기의 히메지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벚꽃 계절에는 꼭 가보자.

참고로, 현재 히메지성에 없는 건물이나 성안에서의 생활 등을 CG 등으로 재현한 AR앱이 있다.

App Store나 Google Play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찾아가기 : JR히메지역(姫路駅), 산요히메지역(山陽姫路駅)에서 도보 20분

마쓰에성

마쓰에성

시마네현 마쓰에시에 있는 마쓰에성(松江城)은 신지코(宍道湖) 호숫가의 작은 언덕 위에 세워졌다. 전망대이자 사령탑 역할인 천수각 최상층은 사방을 둘러볼 수 있게 설계되었다. 3층 정면의 삼각형 부분을 이리모야하후(入母屋破風) 양식이라고 부른다. 이리모야하후 지붕 양식이 있는 곳을 ‘전통 천수각’이라고 부르는데, 현존하는 고성중에서 마쓰에성에서만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천수각 지붕이 물떼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과 비슷해 지도리성(千鳥城)이라고도 불린다.

꼬리는 하늘로 향하고 몸을 젓힌체 서로 마주 보는 한 쌍의 샤치호코(鯱)가 천수각 최상층 지붕에 있다. 전국 12개의 천수각 샤치호코 중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샤치호코는 물고기 몸에 호랑이 머리를 한 상상 속 동물이다. 꼬리지느러미는 항상 하늘을 향하며 등에는 여러 개의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있다. 성의 수호신으로 일반적으로 지붕 양 끝단에 세워진다.

(오른쪽)빛 이벤트 ‘마쓰에 스이토로’. 매년 10월 1일에서 31일 사이 개최.

‘마쓰에시 관광 굿윌가이드(松江市観光GOOD WILL GUIDE)’는 마쓰에성을 영어로 안내하는 자원봉사 가이드이다. 무료 영어 가이드 투어는 토요일과 일요일만 가능하며, 3~9월에는 9:00~16:00 사이, 10~11월에는 10:00~16:00 사이 진행된다. 요금은 무료이며, 일본 고성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또한, 평일에는 유료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투어 시작 1주일 전까지 영어 대응 가능한 전화번호(0852-21-4034)로 신청 가능. 요금은 가이드 1명당 1,000엔이며, 시설입장료도 관광객 부담이다.

찾아가기 : JR마쓰에역(松江駅)에서 버스 10분 소요. 이치바타전철(一畑電鉄)을 이용할 경우, 마쓰에신지코온센역(松江しんじ湖温泉駅)에서 도보 20분.

참고로, 히로시마와 마쓰에를 연결하는 고속버스를 단돈 500엔에 이용가능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버스 소요시간은 약 3시간.

국보5성은 저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400년의 역사와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일본 고성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