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겨울이 즐거워지는 시간

겨울 한정 핫 이벤트 – 눈축제와 얼음축제

삿포로 눈축제 [홋카이도]



일본의 겨울 축제로 말하자면 뭐니 뭐니 해도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삿포로 눈축제’일 것이다. 매년 2월 초 삿포로 시내 각지에서 개최된다(2012년에는 2월6일~12일). 해마다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모이며 외국에서도 5만 명 정도가 찾아온다. 시민과 육상자위대원이 제작하는 거대한 눈조각은 마치 예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에는 뮤지컬 라이온킹과 중국의 천단기년전 그리고 교토의 니시혼간지 절 등을 테마로 눈조각이 만들어졌다. 밤에는 눈조각에 오색조명이 비춰지고, 에끼마에도리에는 일루미네이션이 점등된다.

눈축제에 맞춰서 삿포로시 히가시구의 스포츠 교류시설(통칭: 쓰도무)에는 높이 5미터, 길이 12미터의 얼음 미끄럼틀이 만들어지고 스노래프팅과 대나무스키도 체험할 수 있다.

‘삿포로 눈축제’ 가는 길

오도리 행사장: 삿포로시영지하철 오도리역 근방.

쓰도무 행사장: 삿포로시영지하철 사카에마치역에서 도보 약 8분.

스스키노 행사장: 삿포로시영지하철 스스키노역 근방.

아사히카와 겨울축제 [홋카이도]



일본 최북단 동물원으로 유명한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서는 2월 8일~12일 ‘아사히카와 겨울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 만들어지는 눈조각은 그 엄청난 크기로 유명하여 1994년에 제작된 한국 수원의 수원성을 재현한 눈조각은 무려 용적 10만3,592 m3로 세계 최대의 눈 조형물 기네스 공식기록을 갖고 있다. 메인이 되는 눈조각에는 무려 6톤의 눈이 들어간다고 한다. 2011년 메인 눈조각의 테마는 화조풍월(花鳥風月, 아름다운 자연경치)이었고, 건물 4층 높이에 설치된 발코니에서 행사장을 한 눈에 볼 수가 있었고, 얼음조각과 눈조각 만들기, 눈싸움, 걷는 스키, 눈 위를 달리는 미니 열차 등 참가자가 체험할 수 있는 활동 메뉴도 다양하였다.



‘얼음조각 세계대회’도 동시 개최되어 국내외에서 얼음조각의 명인들이 모여 서로의 기술을 견준다. 또 개막식에서 볼 수 있는 음악과 함께 연출한 불꽃놀이의 감동적인 장면과 오색조명이 연출하는 환상적인 얼음조각의 모습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아사히카와 겨울축제’ 가는 길

이시카리가와 아사히바시카한 행사장(메인 행사장): JR 아사히카와역에서 운행하는 무료버스로 약 10분.

토키와공원 행사장: 메인 행사장에서 도보 약 3분.

나나조료쿠도 행사장: 메인 행사장에서 도보 약 5분.

헤이와도리카이모노공원 행사장: 메인 행사장에서 도보 약 7분.

시카리베쓰코 코탄 [홋카이도]



1월 28일~3월31일까지 홋카이도 시카리베쓰코(然別湖)에서 열리는 ‘시카리베쓰코 코탄’은 얼어붙은 호수 위에 얼음 마을을 만들어 여러 가지 이벤트를 즐기는 행사이다. 이벤트 기간에는 이글루는 물론, 의자나 침대, 테이블 모두가 얼음으로 된 아이스 호텔, 카운터와 컵도 얼음으로 만들어진 아이스 바, 그 외에도 아이스 씨어터와 아이스 홀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얼음 위에 만들어지는 노천탕도 큰 인기 코너이다. 원형의 욕탕(안타깝지만 욕탕만은 얼음이 아님) 가득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행복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당신도 상상을 뛰어넘는 ‘얼음 세상’을 꼭 한번 체험해 보기 바란다.

‘시카리베쓰코 코탄’ 가는 길

JR 신토쿠역에서 홋카이도 타쿠쇼쿠버스로 약 1시간30분. ‘시카리베쓰코’ 정류소 하차.

요코테의 가마쿠라 [아키타현]



아키타현의 겨울 풍경 하면 ‘가마쿠라’를 꼽는다. 가마쿠라란 높이 약 3미터로 쌓아 올린 눈 더미 속을 파내어 만든 눈집을 일컫는다. 원래 가마쿠라는 정월대보름(1월15일)에 물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행사로, 안에 들어가 정면에 모셔진 물의 신에게 새전(신에게 바치는 돈)을 바치고 가내평안과 사업번창, 오곡풍작 등을 기원한다. 아키타현 요코테시에서 2월 중순에 개최되는 ‘요코테의 가마쿠라’에서는 시내에 100개 정도의 가마쿠라가 등장해 아이들이 ‘하잇테탄세’(가마쿠라에 들어오세요)라고 외치며 감주와 떡을 나눠준다. 가마쿠라 축제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접대이다. 가마쿠라에 들어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 질 것이다. 그리고 30센티 정도 높이의 ‘미니 가마쿠라’도 수 없이 많이 볼 수 있다. 가마쿠라 안에서 비추는 불빛이 까만 밤 사이로 새어 나오는 광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1936년에 이곳을 찾아 가마쿠라를 본 독일인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Bruno Taut)는 저서 <일본의 재발견>에서 ‘이만큼 아름다운 광경을 나는 이제껏 본 적도 없고 볼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라며 절찬했다고 한다.

‘요코테의 가마쿠라’ 가는 길

가마쿠라 행사장(요코테시 내 각지): 기간 중 운행되는 가마쿠라 행사장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편리.

도카마치 눈축제 [니가타현]



풍부한 눈으로 유명한 니가타현 도카마치시는 현대 눈축제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는 ‘도카마치 눈축제’는 예술적인 눈조각으로 아주 유명하다. 2012년에는 2월17일~19일에 열리며 일본의 고전적인 신을 이미지화한 눈조각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 전시된다. 또한 1982년에 그 크기로 기네스북에 등록된 눈으로 만든 거대한 스테이지에서는 도카마치 특산 기모노를 입은 여성 그룹의 쇼와 가수의 라이브를 볼 수 있다. 축제의 마지막에는 눈조각을 배경으로 불꽃놀이가 밤 하늘을 수 놓는다.

‘도카마치 눈축제’ 가는 길

설상 카니발(조가오카퓨어랜드): JR도카마치역에서 도보 약 25분. 눈 예술작품, 축제 광장: 도카마치시 내 각지

이 외에도 더 많은 이벤트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철저한 방한준비와 함께 일본의 겨울을 만끽해 보자.

아직 더 남았다! 눈을 즐기는 방법

겨울의 레저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스키나 스노보드이다. 하지만 일본의 스키장에는 스키나 스노보드 외에도 어른도 아이도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레저가 아주 많다. 눈으로 뒤덮인 산이 처음인 사람이나 베테랑인 사람이나 겨울의 대자연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스노슈(snow shoe)이다. 눈 위를 걷기 위한 보행 도구이지만 이것을 신고 눈 덮인 산을 가이드와 함께 걷는 투어로 발전해 각지의 스키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의 발로 눈의 감촉을 느끼며 바라보는 아름다운 수빙(얼음으로 뒤덮인 나무)과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새하얀 눈, 숲에서 영양과 토끼를 발견하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눈 위에 앉아 먹는 점심 등 진정 자연과 하나가 되어 겨울의 산을 십분 즐길 수가 있다.

또한 운동경기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크로스컨트리도 사실은 스노슈와 다를 것이 없어 가볍게 눈 위의 산책을 즐기고 싶을 때 좋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과 새의 지저귀는 소리에 발길을 멈추어도 볼 수 있다. 스키보다 자유롭고 도보보다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한편 스키 이상의 질주를 맛보고 싶다면 스노모빌이 있다. 1인~2인용의 소형 설상 바이크였던 것이 최근 스노스포츠의 하나로서 주목 받고 있다. 스노모빌용 코스를 설치한 스키장도 다수 있다. 눈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하는 쾌속감을 꼭 한 번 체험해 보기 바란다.

눈 위에서 스노모빌이 끄는 래프팅보트나 바나나보트를 타고 달릴 수 있는 스키장도 있다. 보호자 동반으로 어린이들도 탈 수 있다.

어린이도 어른도 좋아하는 스노튜브는 전용 고무타이어 혹은 튜브를 타고 눈 사면을 활강하는 것으로, 썰매보다도 스피드가 빨라 스릴 만점이다.

스키장 중에는 어린이 전용 썰매코스나 연습장이 설치되어 있는 곳도 있으므로 어린 아이들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스키장:

Surf & Snow (일본 스키장 검색사이트):

내가 경험한 일본의 겨울
가마쿠라의 따스함
김송이(한국어강사, 한국)

작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TV드라마에서 일본의 아키타 현이 배경 중 한 곳으로 등장한 일이 있었다. 한 번은 아키타 현의 겨울 장면에서 ‘가마쿠라’(눈으로 만든 집)가 비춰진 것을 보고 예전 ‘가마쿠라’에 들어갔을 때 느낀 그 편안함과 따스함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대학에서 알게 된 일본인 친구의 고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친구의 집은 아키타현이었는데, 마침 요코테시에서 개최되고 있던 ‘가마쿠라 마쓰리’에 나를 데려가 주었다. ‘가마쿠라’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실물을 보게 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내 키보다도 훨씬 높게 쌓아 올려진 눈 더미들이었다. ‘가마쿠라’는 쌓아 놓은 눈이 딱딱하게 굳으면 내부를 파고 들어가 만든다고 하는데 새하얀 ‘가마쿠라’는 아주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어린아이들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며 감주를 나누어 주었다. 바닥도 벽도 천장도 모두 눈으로 되어 있는데 ‘가마쿠라’의 안은 아주 따뜻했다. 외부로부터 차단된 좁은 공간이 사람의 체온으로 데워져서 일까.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큰 가마쿠라뿐만이 아니다. 요코테가와의 강변에는 높이 30센치 정도의 ‘미니 가마쿠라’가 수 백 개나 만들어져 있었다. 그 안에는 촛불이 들어있고 해가 지면 불이 밝혀진다. 암흑 속에서 정말 작은, 하지만 따뜻해 보이는 불빛이 무수히 떠올라 숨이 멎을 듯한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겨울의 추위와 눈은 한국에서도 드문 것은 아니지만 ‘가마쿠라’는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의 축제였다. ‘가마쿠라’ 체험은 나에게 있어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