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떠 있는 신비한 세계유산

우아하고 아름답게 손짓하는 바다의 신전 이쓰쿠시마 신사

세계유산 이쓰쿠시마 신사가 있는 미야지마 섬은 ‘일본의 지중해’로 불리는 온난한 다도해 세토 내해에 위치하고 있다. 미야지마 섬의 현관문은 주고쿠 지방의 중심 도시 히로시마에서 전차로 약 25분 달리면 당도하는 ‘미야지마구치’로, 이곳에서 페리를 타고 미야지마 섬으로 들어간다. 갑판에서 바닷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물살이 거센 바다를 5분 정도 나아가면 바다 가운데 솟은 거대한 붉은빛 도리이가 눈에 들어온다. 이 문이 성역의 입구이다.

미야지마 섬은 섬 전체가 신사의 경내로, 신이 산다고 여겨지는 섬 자체가 숭배의 대상이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일본 신화의 3여신을 모시고 있다. 일본 신화에서는 대부분의 여신이 물과 관계가 있는데, 바다 위로 드러나 있는 신전의 모습은 그야말로 여신을 모시는 신사답게 우아하고 아름답다. 끝없이 이어진 듯한 긴 복도는 아찔하고 강렬한 색채미의 세계. 쭉 늘어선 기둥의 끝에 보이는 바다와 물씬 풍기는 바다 내음이 이 신사가 바다 위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나게 해 준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밀물과 썰물, 낮과 밤에 따라 확연히 다른 표정을 보인다. 밀물 때는 신전의 선명한 붉은빛이 수면에 비치지만, 썰물 때는 바닷물이 빠져나간 바닷가를 걸어서 도리이의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다. 녹나무 원목을 그대로 사용한 무게 약 60톤에 달하는 거대한 도리이를 밑에서 올려다보면 그 위용에 압도된다. 해가 지면 조명을 받아 칠흑 바다에 떠오른 신전의 모습을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그러한 이쓰쿠시마 신사의 다채로운 표정을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이곳이 여신의 신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바다 위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일본의 전통 연극인 노가쿠가 매년 약 9차례 거행된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불꽃이 터지는 수중 불꽃놀이나 화려한 선상 축제인 간겐사이 등 다채로운 이벤트도 열린다.

이쓰쿠시마 신사

주소: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 미야지마초 1-1
전화: 0829-44-2020
찾아오시는 길: JR 히로시마역에서 약 25분 거리에 있는 미야지마구치역에서 하차, 도보 약 6분 거리에 있는 미야지마구치 선착장에서 페리에 승선, 미야지마 선착장에서 하선하여 도보 약 15분.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미야지마 섬

유람선을 타고 관광할 수도 있지만, 노를 젓는 노도선이나 씨 카약 등의 소형 배를 타고 도리이에 접근할 수도 있다. 예약 없이 배를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사상과 문화가 응축된 일본 최대의 신전

이쓰쿠시마 신사는 어째서 바다 위에 세워진 것일까? 신성한 ‘신체(神體)’인 섬의 육지에 건물을 세우는 것을 불경스럽게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다를 부지 삼아 신전을 바닷가에 건립하는 독특한 구상이 탄생했다. 신사의 중심이자 3여신을 모시는 본전을 비롯하여 건물 17채는 합계 약 262m에 이르는 긴 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이 신전의 넓이는 일본 최고를 자랑한다. 하늘에 대한 동경을 형태화하여 종적으로 높이를 추구한 종교 건축은 전 세계에도 많이 있지만, 횡적으로 넓이를 추구한 종교 건축은 좀처럼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신전을 현재의 모습으로 개축한 것은 12세기에 정치의 실권을 쥐었던무장 다이라노 기요모리이다. 신전의 크기나 호화로운 디자인도 주목할 만하지만, 마루청의 틈이 파도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만들고 측벽을 되도록 없애 바닷바람의 영향을 줄이는 등 자연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살리는 일본다운 고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이쓰쿠시마 신사 보물관에는 국보, 중요문화재 등 다채로운 보물 약 4500점이 소장되어 있다. 다이라노 기요모리가 이끄는 헤이케(平家)가 일족의 번영을 기원하여 봉납한 ‘헤이케노우쿄’는 장식 경전의 최고봉이다. 황금 투조, 수정을 이용한 세공, 금과 은을 아낌없이 사용한 현란한 그림과 경문을 통해 당시의 공예 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통상은 복제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봄과 가을의 기획전에서 매년 일부를 공개). 그 밖에도 부채, 갑옷과 투구, 일본도, 부가쿠용 탈 등 귀중하고도 다양한 실물 문화재를 통해 일본의 미의식을 가까이에서 느껴볼 수 있다.

거대한 바위와 단풍으로 단장한 신비로움을 간직한 산

미야지마 섬의 최고 관광 시즌은 나무들이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드는 가을로, 11월 중순에서 하순에 걸쳐 절정을 맞이한다. 특히 이쓰쿠시마 신사의 남쪽, 섬의 중앙에 위치한 ‘미센 산’ 산기슭에 자리잡은 모미지다니 공원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단풍의 명소이다. 주위 일대가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울긋불긋 물든 광경은 그림과도 같아서 마치 색채 속으로 뛰어드는 듯한 감각을 맛볼 수 있다.

모미지다니 공원이 있는 미센 산은 섬의 신이 사는 장소로서 예로부터 숭상되어 온 영봉이다. 표고에 따라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고 수많은 동물이 서식하는 이 산의 풍요로운 숲은 일본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린다.

미센 산의 또 다른 특징은 거대하고 기묘한 생김새의 바위들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스케일과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산 정상까지는 미야지마 로프웨이도 운행되고 있다. 정상 부근에 있는 ‘구구리 바위’에서는 거대한 바위가 서로 기대어 자연 터널을 형성하고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안에 괴어 있는 물의 수위가 변하는 ‘간만암’도 유명하다. 거대한 바위가 늘어선 정상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세토 내해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미센 산에는 예로부터 전해 오는 신비로운 전설도 많다. 중세의 명승 고보(弘法) 대사가 피운 성화가 1200년간 꺼지지 않고 타고 있는 ‘레이카도’는 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사원인 ‘대본산 다이쇼인’의 별원 ‘미센혼도’의 일부이다. 이 불로 끓인 영수(霊水)는 만병통치약이라 하며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모미지다니 공원

주소: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 미야지마초 모미지다니
전화: 0829-44-2011(미야지마 관광협회)
찾아오시는 길:
미야지마 선착장에서 도보 약 15분

히로시마전철 알뜰 티켓

히로시마, 미야지마를 즐기는데 편리한 3종류의 알뜰 티켓을 소개합니다. 전노선의 노면전차와 미야지마구치-미야지마페리 승선을 1일 840엔에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가득한 매력적인 미야지마 섬!

미야지마 섬의 매력은 이 밖에도 무궁무진하다. 선착장에서 이쓰쿠시마 신사로 가는 참배로 부근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상점가가 펼쳐져 있어 레스토랑, 카페, 상점이 즐비하다. 이곳의 명물 먹거리는 굴과 붕장어. 큼직하고 두툼하며 맛좋은 굴은 가을이 제철이다. 신선한 굴을 껍질째 구운 굴 구이의 맛은 그야말로 환상적. 담백하면서 살이 오른 붕장어의 대표적 요리는 달콤 짭짤한 양념을 발라 굽는 ‘가바야키’지만, 튀김이나 찜 요리도 대단히 맛이 좋다.
이곳의 인기 토산품으로는 밥을 푸는 도구이자 소원을 비는 용도로도 사용되는 ‘주걱’이나 카스텔라 반죽에 팥소를 넣어 단풍잎 모양으로 만든 화과자 ‘모미지 만주’가 있다. 소재가 지닌 아름다운 나뭇결을 살린 녹로 세공이나 미야지마 조각과 같은 공예품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