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통 공예 ‘칠기’

적색과 흑색에는 칠기의 오랜 역사가 있다

일본의 칠기의 시작(지금으로부터 약 6,500년 전~9,000년 전의 조몬시대 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함)은 옻나무의 수액을 정제한 후 적색 안료를 첨가한, 장신구나 무덤 부장품 등의 주술 도구를 만든 붉은 칠기였다고 한다. 그 후 약 2300년 전에 시작된 야요이 시대부터는 소나무나 호마유, 유채유를 태워 얻은 그을음을 바른 검은 칠기가 등장했다. 이러한 칠기들은 무구를 만들기도 하고, 후에 일본에 불교가 전래되면서부터는 다양한 불구(불사에 사용되는 도구. 법구(法具)라고도 한다.) 만드는데도 사용되었다.

칠기 도장 공정
나무에 옻을 덧바르는 공정은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전통 공법 중 하나.

금이나 은으로 장식한 고급 공예품으로서의 칠기

헤이안 시대(794〜1185년)에 장식을 입힌 칠기가 등장했다. 금이나 은가루를 사용하여 무늬를 만드는 ‘마키에 기법’이나 조개 껍질을 박아 칠기를 장식하는 ‘라덴 기법’ 등, 뛰어난 공예 기술이 탄생하여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옻은 도료(塗料) 동시에 접착제다. 예를 들어 마키에 기법은 옻이 마르기 전에 그 밑그림에 따라 금가루나 은가루를 뿌려 접착시킨 후, 그것이 약간 북돋아 오를 정도까지만 연마하는 기술이다. 마키에 기법으로 만든 칠기는 고급 공예품으로, 예전에는 귀족들의 일용품으로 사용되었다.

칠기는 전통 공예품
많은 수고와 노력을 들여 숙련된 기술로 훌륭한 장식에 주력한 칠기, 지금은 고급 전통 공예품이다.

서민에게 보급되어 일식 와쇼쿠의 형식을 만들어 낸 칠기

장식에 주력한 특별한 칠기가 만들어지는 한편, 칠기는 서민들이 사용하는 식기로서도 보급되었다. 칠기가 널리 보급된 것은 가마쿠라 시대(1185년~1333년) 이후로, 칠기는 일본인의 표준 식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칠기의 보급은 ‘메이메이젠(밥상을 한 사람씩 따로따로 차려 주는 습관)’이나 ‘일즙삼채(한 가지 국물과 세 가지 반찬의 식사 형식)’라고 하는 현재에 이르는 일식 와쇼쿠의 스타일을 정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칠기는 일용품
현대 생활에서도 칠기는 일용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수목과 목재가 풍부한 풍토를 지닌 일본에서 탄생한 칠기는, 그릇과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 식문화 배경의 영향으로 보급되어 왔다. 일본을 대표하는 공예품으로서, 현대의 일본에서도 밥 그릇, 국 그릇, 접시뿐 아니라 젓가락에도 칠기가 이용되고 있다.

칠기는 비교적 단단하고, 사용하면 할수록 독특한 윤기(깊이가 느껴지는 광택)가 흐른다. 소중히 오래 사용하다 보면, 그릇에서 빛이 나서 더욱 애착이 가는 일본의 전통 공예품이다. 일본에 체재하는 동안 여관이나 요정 등 일본식 요리를 제공하는 장소에서 칠기에 담긴 일본 음식을 먹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때 직접 손에 들고 관찰해 보기 바란다.

일본의 칠기 산지는 일본 각지에 점재해 있다. 기사 아래의 링크도 참고해 보길 바란다. 많은 산지 중에서도 후쿠이현의 ‘에치젠 칠기’, 후쿠시마현의 ‘아이즈 칠기’, 이시카와현의 ‘야마나카 칠기’, 와카야마현의 ‘기슈 칠기’는 대표적인 칠기 생산지로 유명하다. 칠기를 구입하려면 믿을 수 있는 점포를 선택하자. 일본 체재 중에 구입하고 싶다면, 품질 좋은 물건을 두루 갖춘 전문점이나 백화점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