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와산잔에서 체험하는 자연신앙의 신비

일본 유산, 데와산잔은 어떤 곳?

야마가타(山形)현 중앙에 위치한 데와산잔은 슈겐도(修験道)의 성지로 1,400년의 역사가 있다. 슈겐도란 ‘산은 신이 사는 곳이자 신 그 자체’라는 믿음의 산악신앙과 불교가 융합된 일본 고유 종교이다. 야마부시(山伏)라 불리는 수행자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산에 들어가 치열하게 수행한다. 에도시대(1603~1867년)에는 하구로산에서 현세의 이익을 기원하고, 갓산에서는 사후세계와 비슷한 체험을 하며, 그리고 유도노산에서 새로운 생명을 기원하는, ‘윤회’에 근거한 산잔(三山) 참배가 서민들에게 인기였다.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사회에 사는 당신에게 신이 머무는 산들을 둘러보는 여행은 재충전의 기회가 될 것이다.

데와산잔을 방문하려면?

그렇다면 지금부터 ‘윤회 여행’의 일반적인 코스를 소개한다. 산 한 곳만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여름 2박 3일 정도면 데와산잔 전부를 가볼 수 있다. 첫째 날은 하구로산 정상 인근 절을 개조한 숙박시설인 하구로산 사이칸(기사 후반부에서 소개)에서 숙박하고, 둘째 날에는 갓산을, 셋째 날은 유도노산을 방문하는 일정이다.

여행의 시작은 하구로산. JR쓰루오카(鶴岡)역에서 버스로 하구로산 입구인 즈이신몬(隋神門)까지 갈 수 있다. 하구로산은 표고 414m로 세 산 중에서 가장 낮다. 이런 이유로, 현세와 가장 가까운 산이기에 ‘현재의 행복을 비는 산’으로 불린다. 즈이신몬에서 산 정상까지의 참배로에는 2,446개의 돌계단이 있다. 길 양쪽에는 수령 300~500년의 삼나무가 무성하다. 걷기 시작해 얼마 지나지 않아, 수령 1,000년의 삼나무와 국보로 지정된 목조 오층탑이 나타난다. 삼나무는 오랜 수령 때문에 ‘지지스기(爺杉)’란 애칭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계속해서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세 산의 신들을 함께 모신 사원인 ‘산진고산덴(三神合祭殿)’이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이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소원을 빈다.

초록으로 둘러싸인 하구로산의 2,446개의 돌계단
산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2,446개의 돌계단
하구로산 오층탑은 국보이다.
목조 건축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낸 오층탑 ※Five-storied Pagoda, Hagurosan / Photo by Crown of Lenten rose
산꼭대기에 세워진 산진고산덴
두껍게 쌓은 억새 지붕이 인상적인 산진고산덴

다음으로 방문할 곳은 갓산이다. 이 지역에는 ‘높이 솟은 산에 조상의 영혼이 깃든다’라는 믿음이 있다. 표고 1,984m로 세 산 중에 가장 높은 갓산은 그래서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갓산의 팔부 능선에 해당하는 하치고메(八合目)에 100종류 이상의 고산식물을 만날 수 있어 인기인 미다가하라(弥陀ヶ原)가 있다. 하치고메까지는 쓰루오카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반 걸린다. 하치고메에서 나무와 바위가 놓여진 등산로를 3시간 정도 걸어야 산 정상의 갓산 신사에 도착할 수 있다. 일본 신화에서 밤의 신으로 알려진 ‘츠쿠요미노미코토(月読命)’를 모신 갓산 신사에서 사후의 안락과 왕생을 빌어보자. 갓산은 여름에만 오를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산 정상에 세워진 갓산 신사
산 정상에 세워진 갓산 신사
고산 식물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고산 지대의 꽃들을 즐기면서 걸어보자

갓산 신사

입산 기간: 7월1일~ 9월 15일

요금:500엔/1인

마지막 방문지는 ‘미래로 인도하는 산’으로 불리는, 표고 1,504m의 유도노산이다. 산 중턱에 세워진 유도노산 신사는 신사 입구임을 알려주는 붉은색 도리이만 있고 신을 모신 본당이 없다. 대신 뜨거운 물이 솟아 나오는 갈색 바위를 신으로 섬긴다. 자연에 신이 머문다고 믿는 일본 고유의 신앙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방문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길 기원한다.

산 중턱에 세워진 유도노산 신사의 붉은색 오토리이
유도노산 신사의 오토리이
갈색의 대형 바위에서 온천수가 샘솟는다
수행자가 폭포수를 맞으며 불경을 외우는 수행인 다키교(滝行)가 열리는 유도노산

유도노산 신사

입산 기간: 4월 말 ~ 11월 초

요금:500엔/1인(12세 이상), 12세 미만은 무료

정통 정진 요리를 맛보자!

데와산잔을 방문한다면, 전통 정진(精進)요리를 맛보자. 정진 요리란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고, 살생과 번뇌에 대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동물 단백질과 파와 마늘 등을 사용하지 않은 음식이다.

하구로산 꼭대기에는 절을 개조한 숙소이자, 정진 요리를 제공하는, ‘하구로야마산로조 , 사이칸(羽黒山参籠所, 斎館)이 있다. 또한, 에도시대(1603~1867년) 참배객들로 붐볐던 하구로산 산기슭의 도우게(手向) 지역에는 마을에 살면서 수행을 하는 야마부시를 위한 숙소, 슈쿠보(宿坊)가 지금도 30채 정도 있다. 참배자는 이곳에 머물며 수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이 곳에서는 산에 대한 신앙이 아직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데와산잔의 신성한 자연과 현지인들의 따뜻한 대접을 받으며 ‘윤회 여행’을 체험해 보도록 하자.

하구로산 정상에서 즐기는 정진 요리
전통 정진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