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네덜란드, 3개의 문화를 체감해 보는 나가사키 여행

1600년대부터 1800년대 중반에 걸친 약 200년간은 일본이 외국과의 교류와 무역을 제한했던 “쇄국”시대였다. 당시 외국과의 교역이 허용되어 있었던 유일한 장소가 나가사키이다. 특히 중국과 네덜란드, 포르투갈의 문화를 널리 받아들여서 현지의 일본문화와 융합해 독자적인 문화를 육성했다. 나가사키를 여행하다보면 이국이면서 낯설지 않은 문화를 문득 느낄 수 있는 순간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가사키의 역사를 살펴보며 하는 거리 산책은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나가사키의 명물 요리 중 하나인 ‘짬뽕’은 어패류, 고기, 야채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국물 면 요리이다.

 나가사키현은 일본 열도 남부의 규슈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른 현과 인접해 있는 동쪽 외에는 모두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그 때문에 예부터 이 땅의 경제 기반이나 문화의 형성에는 바다나 항구가 깊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1600년대에서 1800년대 중반에 걸쳐서 일본이 유럽 제국과 교류를 하는데 그 접점이 된 유일한 장소였다는 역사는 현대의 나가사키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나가사키의 거리를 걷다보면 일본에 있으면서 중국이나 네덜란드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그러한 당시의 믹스 컬처는 ‘와카란 문화’라고 불리며, 다양한 장르에서 그 영향을 볼 수 있다.

 당시 무역의 창구였던 ‘데지마’(EN)는 16세기 무렵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건물이나 거리가 일부 복원되어 있어, ‘와카란 문화’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며 거리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데지마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에 있는 ‘나가사키시 신치 추카가이(차이나타운)’도 함께 방문해 보자. 여기에서는 풍부한 재료가 듬뿍 들어가는 것이 특징인 국물 면 요리 ‘나가사키 짬뽕’을 꼭 맛보길 바란다. 중화면을 베이스로 하여 나가사키의 어패류와 고기, 야채를 넣어 어레인지 한 것으로, “일본과 중국”을 융합시킨 향토요리로 정착한 명물 요리이다. 이 차이나타운에는 선물용이나 간단하게 먹으며 돌아다니기 좋은 마화루, 월병 등의 중국 과자도 풍부하게 갖춰져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입수할 수 있는 중국과자. 그 중에서도 특히 나가사키에서는 ‘요리요리’(꽈배기 모양을 나타내는 말)라고 불리는 마화루가 인기이다.

원탁 위의 믹스 컬처와 반짝반짝 빛나는 축제

예전 가정에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차려지던 싯포쿠요리는 현재는 요정 등에서 맛볼 수 있는 고급요리가 되었다.

 나가사키에서 맛볼 수 있는 명물 ‘싯포쿠요리’는 먹거리에 있어 일본·중국·네덜란드 문화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원탁에 차려진 큰 접시 위의 요리를 각자 접시에 덜어서 먹는 스타일로, 중국요리의 양식을 베이스로 하면서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일본의 독자적인 일식문화와도 융합되어 발전했다. 현지의 식재료를 사용하여, 그 재료의 맛을 살리면서 일본요리, 중국요리, 서양요리로 만들어져 원탁 위에 차려진다.

현재 나가사키에서는 혼례 등의 자리에서 차려지는 요리로 친숙하며, 나가사키 시내 요정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오히레(맑은 국)를 드셔보세요’라는 말로 시작되며, 건배보다 먼저 맑은 국을 먹는 것이 매너이다.

 방문하는 시기가 겨울이라면 중국의 춘절(음력 정월)을 축하하는 축제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2019년도는 2월 5일∼2월 19일까지 개최)에 발길을 옮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가사키 신치 추카가이(차이나타운)’를 비롯해 나가사키 시내 다양한 지역에 약 1만 5000개의 중국 제등이 장식되는데, 온 거리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선명한 색의 제등과 오브제에 불빛이 밝혀지면 거리는 단숨에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은 나가사키 신치 추카가이를 비롯한 7곳의 회장에서 개최되며, 기간 동안은 각지에서 용춤이나 중국 잡기, 이호(해금) 연주 등의 이벤트가 매일 개최된다. 중국의 에센스가 꽉 차 있어, 방문하는 이들을 절대 지루하게 하지 않는다.

명건축 속에서 일본·중국·네덜란드의 요소를 찾아보자.

스페인에서 직수입한 앤티크 가구로 꾸며진 향수 어린 분위기의 트윈 룸.

나가사키에 영향을 준 외국문화가 건축물에 반영되어 있는 예도 많다.

 예전에 외국인이 거주하던 곳이었던 미나미야마테 지구에 있는 호텔 ‘세트레 글로버스 하우스 나가사키’(EN)는 복고풍의 서양관 모습을 하고 있다. 서양인의 사저 같은 객실에서 편히 쉴 수 있다. 조식으로는 ‘와카란(일본, 중국, 네덜란드) 조식’(첫머리 사진)이 제공되는데, 현지의 제철 식재료를 각국 스타일로 어레인지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호텔 주변에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글로버엔’(EN)이 있는데, 이곳에는 스코틀랜드의 무역상인 토마스 브레이크 글로버의 저택이었던 서양관을 비롯해 9개의 서양관이 있다. 구 글로버 주택은 1863년에 세워진 것으로, 현존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서양식 건축에 속하며, 일본의 중요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 서양건축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외벽 밑바탕에 회흙칠(※1)이 사용되어 있고, 지붕은 기와로 덮어져 있는 등 일본적인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 나가사키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개방적인 전망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1 도장재의 일종. 소석회에 모래나 해초풀 등을 섞어서 물로 갠 것. 일본의 전통적인 가옥 벽이나 천장에 사용되어 왔다.

 먹거리에서 건축에서 거리에서, 나가사키를 여행하며 일본을 느낄까? 중국을 느낄까? 서양을 느낄까? 분명 그 모두가 정답이다. 천천히 관찰하면 할수록 더 많은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의처>

·나가사키 여행넷(나가사키현 관광연맹)

·나가사키시 공식관광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