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뮤지션 엔노 정(Enno Cheng)과 함께한 세토나이의 아트 핫플레이스 (히로시마 편)

전세계의 아트 팬들이 동경하는 곳으로, 700여개의 작은 섬이 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의 세토우치. 섬들을 무대로 현대 아트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 ‘베네세 아트 사이트 나오시마’의 활동과, 3년에 한 번 개최하는 ‘세토나이 국제 예술제’ 등 다양한 아트 활동으로 여전히 주목 받고 있는 곳이죠. 이번에는 대만에서 활약하고 있는 뮤지션 겸 여배우, 정의농(Enno Cheng, 이노 첸)과 함께, 세토나이의 아트 & 건축 스폿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후편에는 최근 호텔과 뮤지엄이 차례로 오픈하고 있는 히로시마를 방문했습니다.

4. LOG(오노미치)

세토나이에서 이틀 째. 우선,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에서 2018년 12월에 오픈한 ‘LOG’를 방문했습니다. 호텔, 레스토랑, 카페, 숍의 기능을 갖춘 다목적 공간으로, 인도의 세계적인 건축가, Bijoy Jain 씨가 인솔하는 스튜디오 뭄바이 아키텍쳐츠가 리노베이션을 담당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폿입니다.

우노 역에서 오노미치 역까지는 전철로 약 2시간 반. 게다가 내려서 도보로 약 15분, 세토내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오무로 산 중턱 언덕길에 ‘LOG’가 있습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돌담길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관광 명소입니다.

100 계단을 올라 겨우 도착했어요. 포렴이 걸린 문이 입구입니다.

LOG’의 특징은 스페이스의 절반이 공용 스페이스라는 것.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거나, 점심을 먹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1963년에 아파트로 지어진 건물이 심플하게 바뀌었습니다.

객실은 총 6개이며, 이곳은 디럭스 더블룸으로 교토의 북부 아야베(綾部) 시에 있는 구로타니와시(黒谷和紙 , 종이의 종류) 장인 하타노와타루(ハタノワタル) 씨가 만든 일본 종이가 장지, 천장, 바닥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깥 빛이 미닫이를 투과해서, 마치 부드러운 고치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각 이외의 감각을 더욱 풍요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최대 4명까지 묵을 수 있는 스탠다드 2 베드룸도 있습니다. ‘좌우 대칭인 디자인이란 완고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신기하게도 이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라고 말하는 이노.

Bijoy 건축가의 서재를 형상화한 라이브러리도 멋있으며, 스튜디오 뭄바이의 오리지널 가구가 진열된 럭셔리한 공간입니다. 투숙객 만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창밖에는 바다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노: 자연과 공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기분이 좋아요. 편안한 디자인이라 더 릴랙스 할 수 있는 듯싶습니다.

CAR Atmosphere’에서 가벼운 휴식. 머핀이나 드링크를 주문할 수 있는 이곳은, 저녁부터는 바처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태프가 수작업으로 했다는 핑크 벽의 공간에는, 현지 작가들의 옻칠 가구가 놓여 있습니다.

돌아가기 전에 숍에서 쇼핑을. LOG 오리지널 제품이나 셀렉트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노는 현지의 과일로 만든 잼과 드라이 후르츠를 구입했습니다. 이노: 세토나이 농가의 사람들의 ‘이거 맛있어요!’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요. 팔기 위해 만드는 상업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수작업을 한 사람 손의 온도감도 느껴지고.

살아보고 싶은 만큼 멋진 장소였어요!’라며 이노는 감동을 머금은 채 계단을 내려갑니다.

LOG

주소: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 히가시토도마치 11-12

전화번호: 0848-24-6669

영업시간: 9:00~23:00(시설에 따라 영업시간은 다르다)

URL: https://l-og.jp/en/


5. ONOMICHI U2

다음에 방문한 곳은 오노미치 역에서 직진한 곳에 있는 ‘ONOMICHI U2’. ‘현영상옥(우와야) 2호 창고’라 불리는 건축된 지 70년 이상의 거대한 창고를 개조하여, 지금은 레스토랑이나 스토어, 호텔 기능을 다 갖춘 복합 시설입니다. ‘U2’는 원래 있던 창고 명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입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는 콘셉트 공간으로, 건물 안에 또 하나의 도시가 출몰한 것처럼 다기능성을 느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들 가운데, 가장 독특한 것은 각 자전거마다 숙박 가능한 사이클리스트용 호텔 ‘HOTEL CYCLE’. 오노미치와 세토내해를 사이에 둔 시코쿠 이마지를 잇는 ‘세토우치 시마나미 카이도’는 바다 위를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사이클링의 성지’라 불리는 곳. 그런 사이클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편리한 기능 만점 호텔입니다.

소중한 자전거는 방에 가지고 들어올 수 있습니다. 관내에는 자전거 정비나 렌털, 웨어를 빌려주는 숍 ‘GIANT STORE Onomichi’도 있어, 사이클리스트에 있어서는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HOTEL CYCLE’의 룸웨어는 데님 소재. 오노미치가 있는 빗츄빈고(備中備後, 비중비후) 지역은 데님 산지로서 유명하여 그 매력을 전파하려고 하는 의도입니다. 이 룸웨어는 이곳에서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노도 잠시 자전거를 탔습니다. 이노: 파란 바람, 푸른 바다. 바닷바람을 느끼며,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이 참 좋아요!

운동을 했더니 배가 고파서 식당에서 점심식사. 모처럼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를 이용해 봤습니다.

주문한 것은 ‘세토우치산 멸치와 적색양파 피자’.

돌 가마에서 구운 반죽이 고소해서 절품! 그밖에 세토내에서 재배한 레몬 등 현지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도 즐길 수 있습니다.

빵집에 문구 잡화점과 다양한 가게가 한데 모여 있어 질릴 틈이 없습니다. 이노: 관광객도, 현지인도 한데 어우러져 이 시설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네요.

ONOMICHI U2

주소: 히로시마현 오노미치 시 니시고쇼쵸 5-11

전화번호: 0848-21-0550

영업시간: 가게마다 다름

URL: https://www.onomichi-u2.com/en/


6. 신쇼지 선과 정원의 박물관(후쿠야마)

다음은 조금 더 멀리 발길을 옮겨, 오노미치 시 옆에 있는 후쿠야마 시에 위치한 ‘신쇼지(神勝寺) 선과 정원의 박물관’으로. 2016년에 오픈한 이곳은 아트, 건축을 통해 신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시설입니다.

차를 마시거나, 교문을 옮겨쓰는 사경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목욕을 하거나, 정원을 산책하거나. 이곳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선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라고 홍보 담당의 타이라 마사코(平昌子) 씨. 넓은 경내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모형을 보여주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선, 반드시 보고 싶었던 파빌리온 ‘고우테이(洸庭, 광정)’으로. 루브르 미술관의 거대 조각 전시로도 화제를 모은 아티스트 나와 코헤이(名和晃平)와 그가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SANDWICH’가 설계한 선형 건물인데요.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선의 가르침을 해석하고 표현한 작품입니다.

일본 전통 건축에 쓰이는 감나무 지붕.

바위로 가득한 지면은 해저를 이미지한 것으로, 신기한 조형물을 볼 수 있는 랜드 스케이프는 플랜트 헌터로서 전 세계의 식물을 취급하여 주목받는 니시하타 세이쥰(西畠清順) 작가가 담당했습니다.

다리를 건너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나와 작가에 의한 설치 미술 작품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작품을 다 본 뒤에는 웅장한 지천회유식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정원 안에 있는 비불당에는 ‘반야심경’의 사경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몰두해, 일상생활에서 떠오르는 잡념을 없애는 것이 사경의 목적이죠. 조용히 글자를 써 내려갔습니다.

많이 걸은 후로는 17세기 건축물이기도 한 함공원(含空院)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달차, 탕두부 등을 맛볼 수 있는 다방입니다.

찻집에서 뜨거운 물을 담아 자리로 와서 차를 만듭니다. 밤떡과 함께 한 모금.

이노: 대만의 사찰은 시끌벅적한 곳이 많지만, 이 절에서는 어디에 있든 조용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선이란 게 무엇인지 아직 깨닫지는 못했지만, 누군가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아니라, 제 스스로 생각하고 길을 개척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네요.

신쇼지 선과 정원의 박물관

주소: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 누마구마쵸 오아자 가미산나 91

전화번호: 084-988-1111(사무소)

개관시간: 9:00~17:00(16:30 최종접수)

URL: https://szmg.jp/en/


7. ART BASE모모지마(모모지마)

여행도 슬슬 마지막에 이르렀습니다. 신쇼지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츠네이시코(常石港)에서 고속선으로 모모지마라고 불리는 작은 섬으로. 폐교를 이용한 아트 스페이스 ‘ART BASE 모모지마’로 향합니다.

모모지마는 둘레 12km, 인구 400명가량의 작은 섬. 배에서 내려 ‘ART BASE 모모지마’에 도착할 때까지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았다는 사실에 이노는 놀랐습니다. ‘일본에 이런 곳이 있다니’.

걸어서 10분 정도 걸어 도착한 곳에서 마중 나와 준 사람은 아티스트이자 스태프이기도 한 기무라 나오(木村奈央) 씨. 그녀는 이 섬에 살면서 공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기무라: 이곳은 현대미술작가 야나기 유키노리(柳幸典) 작가의 생각에 동참한 협력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스페이스인데요. 이곳을 기점으로 표현의 가능성에 대해 추구하고 있습니다.

유키치(諭吉) (KV644955H)’ 2002년

야나기 유키노리 작가는 어떤 아티스트일까요. 마침 그의 대표작 중 하나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유키치 (KV644955H) (2002년)’라는 제목의 이 작품. 모래를 깔아놓은 아크릴 케이스를 조합하여 1만 엔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자세히 보면 그 모래 속에서 개미가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많은 것이 그가 제작하고 있는 작품의 특징입니다’라고 말하는 기무라 씨.

유라시아’ 2001년

ART BASE 모모지마’에서는 상설 작품 외에도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많지 않은 스태프가 운영하고 있으므로, 방문하실 때에는 3일 전까지 예약이 필요합니다.

야나기 유키노리 ‘레드 화이트 앤 블루 ‘원더링 포지션” 1990년

레드 화이트 앤드 블루 원더링 포지션(1990년)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서 결국은 같은 곳을 맴도는 자본주의를 상징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에노키츄(榎忠) 씨에 의한, 대포를 모티브로 한 ‘LIBERTY C2H2’ (2009년)라고 하는 설치 작품도 있습니다.

하라구치 노리유키(原口典之) ‘물성I(物性I)’ 2012년

이노는 한 방을 통째로 사용한 하라구치 노리유키라는 아티스트의 거대 작품 ‘물성I'(2012년)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철제 수반에 기름을 붓고, 마루 밑에 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작품은 아니지만,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공간으로 화장실도 아티스틱합니다.

마을에서 떨어진 장소에서 자신들의 표현을 발신하고 있는 그 강한 신념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라고 말하며, 기무라 씨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내는 이노.

아티스트들의 직설적인 ‘화’에 가까운 강한 표현에 자극을 받았습니다’라고 이어 말하는 이노. 감동의 여운을 느끼며 ‘ART BASE 모모지마’의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배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ART BASE 모모지마

주소: 히로시마현 오노미치시 모모지마쵸 1440

전화번호: 0848-73-5105

완전 예약제: 10:00~17:00(16:00 최종 입관)

휴관일: 화/수요일

URL: http://www.artbasemomoshima.jp/en/


여행의 끝, 선상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이노는 말합니다. 이노: 대만에도 바다가 있지만 세토내해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건물의 건축양식이나 살고 있는 사람의 걸음걸이, 말하는 속도, 공기는 이곳만이 갖고 있는 유니크한 것이었죠. 그런 토지나 생활하는 사람들과 아트 작품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작품들이 나오는지, 감동의 연속이었던 이틀이었습니다. 다음은 ‘세토나이 국제예술제’ 때에 맞춰 방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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