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 편집자와 함께 떠나는 니가타의 일본음식과 자연 투어 【후편】

일본의 도시 가운데 일본 최고의 논면적과 쌀 생산량을 자랑하는 니가타시. 그 중에서도 가장 넓은 농지면적을 가지고 있는 니시칸구는 최근 ‘볏짚’으로 만든 거대한 오브제 ‘볏짚 아트’의 발상지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바다와 산 등의 자연, 온천, 일본술을 만드는 양조장 등 관광명소가 많은 니시칸구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해서 일본의 매력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호주 출신으로, 현재는 도쿄에서 편집자로 활약하고 있는 Ben Davis 씨와 함께 니시칸구와 그 주변 명소를 둘러보았습니다.

2400년이상 이어져 온 ‘이야히코 신사’

‘이와무로야’에서 휴식을 취한 뒤 향한 곳은 이와무로 온천지역에서 조금 남쪽에 위치한 야히코산 기슭에 있는 이야히코 신사입니다.

이야히코 신사

‘이와무로야’에서는 차로 약 10분. 투어버스로는 ‘다카라야마 주조’에 하차하여, 도보 약 30분. JR 야히코선의 야히코역에서도 도보 15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참고로 신사 입구에서 약 4km 떨어진 거리에는 높이가 30m나 되는 일본 최대급의 도리이가 있는데, 이 지역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이야히코 신사는 기원전 392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2400년 이상이라는 일본의 신사 중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으로 모시고 있는 아메노카고야마노미코토(天香山命)는 이 지역에 쌀 생산을 비롯해 산업을 가르쳐 지역의 발전에 대단한 공헌을 했다고 하며, 참배객에게는 가내안전, 사업번성, 오곡풍요를 가져다 준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야히코 신사

참배를 하기 전에는 데미즈야라고 불리는 장소에서 뜨개로 떠낸 물을 사용해 손과 입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예법입니다.

이렇게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정갈하게 한 후 참배를 합니다. 벤 씨도 익숙하지 않은 손짓으로 심신을 맑게 한 후, 참배당(본전 앞에 세워진 참배용 건물)으로 향합니다.

이야히코 신사에서의 참배는, 절을 2번, 박수를 4번, 마지막으로 절을 1번 하는 것이 예법입니다. 일반적인 신사에서는 박수가 2번이지만, 이야히코 신사에서는 박수 4번의 예법이 예부터 전해내려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야히코 신사

Ben: 일본의 신사나 절 같은 역사적인 시설은 지역 사람들의 문화와 뿌리를 느낄 수 있어서 대단히 흥미로워요. 호주에는 도시마다 박물관이 있어서 그 지역의 역사나 근원이 보존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에서는 그 역할을 신사나 절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종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도리이를 지나가면 왠지 특별함이 느껴지고 존경하는 마음이 북받쳐 오릅니다.

한편, 현재의 본전은 화재로 인해 소실된 것을 1916년에 재건한 것입니다. 설계자인 이토 주타(伊東忠太)는 도쿄에 있는 메이지 신궁 등도 설계한 건축가로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숲으로 둘러싸인 경내에는 신이 건너다닌다고 하는 다마노하시 다리를 비롯해 닭과 사슴의 사육장, 스모장 등 수많은 볼거리가 있습니다.

다마노하시 다리

또, 연간 400회가 넘는 제사의식도 행해지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일반에도 공개되고 있습니다. 방문할 때는 미리 행사 개최 일정을 알아두면 좋을 것같습니다.


야히코야마 로프웨이로 산 정상에서의 절경을 즐기다

참배를 마친 후에는 신사 옆에 있는 야히코야마 로프웨이 승차장으로(무료 버스 있음). 여기에서 1,000m 앞 야히코야마 산 정상까지 로프웨이로 단숨에 올라갑니다.

산 정상까지는 약 5분. 위로 올라감에 따라 눈 아래에는 광대한 에치고 평야가 펼쳐지는데, 다시 한번 니가타 논지대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산 정상 전망대에서는 바다쪽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구름이 많아 전망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날씨가 좋은 날에는 바다와 그 앞 사도가 섬까지 볼 수 있습니다. 전망식당에서는 그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야히코야마 산은 ‘일본 야경 100선’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로프웨이 운행은 보통 저녁무렵까지지만, 여름 한정으로 주말에 개최되는 ‘야경 별하늘 크루즈’ 이벤트 날은 밤 20시 30분(하행은 21시)까지 운행하고 있어,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에서 로맨틱한 경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본 바다쪽 야경. 어선의 불빛이 보인다
전망대에서 본 평야쪽 야경

Ben: 로프웨이에서 보이는 논밭과 거리의 풍경은 정말 신선했어요. 위에서 보니 지형도 알 수 있고, 얼마나 스스로가 자연 속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눈으로 보면서 실감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 로프웨이의 빈티지한 느낌이나 조금 오래된 듯한 디자인의 간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편, 산 정상 전망대의 표고는 552.5m. 진짜 정상은 산 정상 전망대에서 도보로 20분쯤 떨어진 표고 634m 위치에 있으며, 여기에는 이야히코 신사의 신이 모셔져 있는 고신뵤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이야히코 신사, 야히코산

주소: 니가타현 니시칸바라군 야히코무라 야히코 2887-2

오시는 방법: JR 야히코역에서 도보 약 15분

https://www.e-yahiko.com/english-welcome



‘다카라야마 주조’에서 일본술이 빚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비교 시음

일본 제일의 쌀 생산지인 니가타현에서는 쌀을 원료로 하는 일본술의 생산도 활발합니다. 이어서 1885년에 창업하여 1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양조장 ‘다카라야마 주조’를 방문했습니다.

다카라야마 주조

위치적으로는 먼저 소개한 이야히코 신사에서 차로 5분정도, 투어버스로는 이와무로야에서 7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다카라야마 주조에서는 무료로 양조장 견학 투어도 하고 있는데(예약 필수), 무려 연간 16,000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안내해 주신 분은 여주인 와타나베 유키코 씨. 64세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젊은 모습과 매끄러운 피부가 인상적인데, 놀랍게도 립스틱 이외에는 전혀 다른 화장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카라야마 주조의 여주인 와타나베 유키코 씨

그 아름다운 피부의 비결을 물었더니, 여주인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다름아닌 술. 양조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본술을 매일 화장수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여주인에게 술 빚는 공정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양조장 안을 견학했습니다. 양조장에는 약 6,000리터 용량의 큰 탱크가 15개 정도 있었는데, 단 4명의 장인이 모든 술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도정한 쌀을 발효시키는 공정에서는 탱크 속을 장인이 인력으로 섞는다고 하는데, 지름 2.1m, 높이 2.2m의 탱크 크기를 눈앞에 대하면 그것이 얼마나 힘들지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술을 담그는 것은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입니다. 견학은 연중무휴로 행해지고 있지만, 시기에 따라서 볼 수 있는 공정은 다릅니다.

Ben: 굉장히 밝은 인품의 여주인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셔서 즐겁게 견학할 수 있었어요. 양조장 안은 아주 조용하고, 은은하게 감도는 시큼하고도 달콤한 향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렇게 현지 분들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니, 가이드북에서는 알 수 없는 다양한 것을 알 수 있었고, 더욱 니시칸구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일본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양조장을 견학한 다음은 시음 타임. 여주인의 아들이자 5대째 기술자(술 양조 책임자)가 양조장에 대대로 전승되어 온 인기 상품뿐만 아니라, 프랑스 품평회에서 상을 받은 신작 ‘TAKARAYAMA’ 등의 일본술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Ben: 오늘같은 여름 날에는 감미로운 맛의 일본술이 아주 그만이네요. 실제로 술이 만들어지는 곳에서 여러 종류의 술을 비교 시음할 수 있어서, 일본술의 세계가 넓어졌어요. 요리와의 궁합을 생각하면서 술을 고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늘 이 경험을 앞으로 술 고를 때 참고하고 싶네요.

한편,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나 미성년,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은 무알코올인 감주를 시음할 수 있습니다. 다카라야마 주조의 감주는 설탕, 보존료, 향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아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감주는 ‘마시는 영양주사’라고 불릴 만큼 옛부터 건강과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집니다.

벤 씨는 선물용 술도 구입했습니다. 안내를 해 주신 여주인과 헤어져, 이윽고 여행이 종반에 접어들었습니다.

다카라야마 주조

주소: 니가타현 니가타시 니시칸구 이시제 1380

오시는 방법: JR 이와무로역에서 택시로 약 10분

https://takarayama-sake.co.jp/



전통 료칸 다카시마야에서 일본요리와 온천으로 힐링

이번 여행의 종착점은 이와무로 온천의 전통 료칸 ‘다카시마야’입니다. 다카라야마 주조에서는 온천가의 골목길을 걸어 약 18분. 건물 일부에는 260년 전에 세워진 저택이 그대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국가등록 유형문화재로도 지정된 유서 깊은 숙박시설이었습니다.

다카시마야(외관)

일본 가옥에서 옛부터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화로 ‘이로리’를 갖춘 로비, 약 140년 전에 당시 천황이 휴식한 방, 아름다운 정원에 면한 큰 홀 등 다카시마야에는 전통적인 일본풍 공간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로리가 있는 일본풍 로비

객실은 총 20실. 그 중 4실은 노천온천이 딸려 있습니다. 대욕탕 온천은 관절통, 근육통, 신경통에 효능이 있다고 하며, 노송탕은 그 향기에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노천탕

Ben: 역사가 느껴지는 숙박시설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고 고급스러움도 더해져 절묘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네요. 정말 편안하게 쉴 수 있었어요.

다카시마야의 또 다른 한 가지 매력은 ‘숙박 가능한 요리점’이라고 자칭할 정도로 훌륭한 요리에 있습니다.

그 날 매입한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메뉴를 짜는 전통 일본요리는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간 듯 보였고, 그 섬세한 맛과 그릇에 담긴 모습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쌀은 물론 이 지역 이와무로산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 쌀과 뛰어난 궁합을 발휘하는 것이 이와무로의 전통 향토요리인 ‘기리아이’입니다. 3년 숙성시킨 무 된장절임에 유자와 참깨를 넣은 것으로, 따끈따끈한 밥 위에 올려 먹으면 그야말로 일품! 분명 젓가락이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유카타로 갈아입고, 요리를 만끽한 벤 씨는 여러 요리들 가운데 특히 붕장어와 호두가 든 호박만쥬가 마음에 든 모양입니다. 또, 근해에서 채취된 조개회를 먹어볼 수 있었던 것도 아주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긴 여행에도 피로한 기색 하나 없이 벤 씨는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Ben: 볏짚 아트도 보고, 바다도 보고, 양조장에도 가고, 온천욕도 즐기고, 마지막은 맛있는 밥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정말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Ben: 니가타에는 “볏집 아트 축제”와 “대지의 예술축제 에치고 쓰마리 아트 트리엔날레” 등 매력적인 이벤트가 많고, 겨울은 스키 리조트도 있어요. 도쿄에서도 2∼3시간이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일본의 자연과 전통을 여유롭게 만끽하고 싶을 때는 오늘처럼 이런 숙박시설에 쉬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Ben: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논 풍경이 인상에 남아요. 다른 나라에서도 쌀을 생산하고 있지만, 오늘 본 경치에서는 굉장히 일본다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눈앞에 가득 펼쳐진 초록빛 광경은 한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와무로 온천 고시노야도 다카시마야

주소: 니가타현 니가타시 니시칸구 이와무로온센 678 고

오시는 방법: JR 이와무로역, 야히코역에서 택시로 약 8분(사전에 문의를 주시면 무료 송영 서비스 제공).

https://takasimaya.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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