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의 주조회사에서 수행 중인 뉴질랜드인에게 듣는 일본술 입문

일본 음식에 이어 세계적으로 붐이 되고 있는 일본술.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도 주조회사가 창업될 정도로 그 붐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열도의 거의 중심에 있으며, 도쿄에서 차로 약 3시간 거리의 나가노현은 현 토지의 80%가 임야인 자연이 풍부한 곳. 웅대한 산들이 만들어내는 맑은 물, 맑은 공기 등 일본술을 빚는데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나가노현 나카가와무라의 주조회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뉴질랜드 출신의 나이젤 씨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일본술의 매력은? 일본술을 진정으로 즐기는 방법을 물어보았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나가노현 주조회사에

-먼저 나이젤 씨와 일본술의 만남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어요?

Nigel Hay: 제가 일본술을 만난 것은 모국 뉴질랜드에 있는 일본요리집이었어요. 생선회와 다른 안주들과 함께 따뜻한 일본술이 제공되었지요. 그때까지 와인이나 맥주밖에 마셔본 적이 없던 저에게 먼저 알코올이 따뜻한 상태로 제공되는 것에 놀랐어요. 그리고 알코올 도수도 센 것 같아서 ‘왠지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상이 일본술에 대한 솔직한 느낌이었어요.

Nigel Hay

-처음에는 그다지 긍정적인 인상은 아니었네요. 그 후 나가노현의 주조회사에서 일을 하게 될 때까지 어떤 스토리가 있었나요?

Nigel Hay: 일본에 유학을 왔는데, 대학 졸업 후에 영어교사로 일하게 되었고, 배속된 곳이 나가노현의 나카가와무라였어요. 저는 원래 뉴질랜드의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도회지에는 없는 지방 도시의 친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 마을에 배속된 것이 정말 기뻤어요.

“온바시라 축제” 풍경

Nigel Hay: 나가노현에서는 일본 3대 기이한 축제 중 하나인 “온바시라 축제”(나가노현 스와타이샤의 거대한 기둥을 끌어당겨 세우는 축제)가 유명한데, 그 외에도 현내 각처에서 지방색이 넘치는 “온바시라 축제”가 개최되고 있어요.

제가 참가한 것은 나가노현 마쓰카와마치에 있는 신사에서 개최된 “온바시라 축제”였어요. 축제 당일에는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서 길가에서 술을 대접하는 문화가 있는데, 하루종일 이 고장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보냈지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일본술에는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마법이 있는 것 같았어요. 마침 영어교사 계약이 종료되는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지금밖에 없다!’고 결심하고, 요네자와 주조에 입사했습니다.

일본술의 원료가 되는 쌀을 재배하는 계단식 논 풍경

Nigel Hay: 요네자와 주조에서 외국인인 제가 어떻게 공헌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럭비 월드컵 일본 대회”가 개최되었고, 2020년에는 “도쿄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어서 일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그런 상황에서 해외 사람들에게 일본 문화 중 하나인 일본술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하고, 확대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일본술은 원료, 제조공정, 종류에 대해서 조금만 지식을 갖게 되면 한층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물 같은 술’이야말로 좋은 술?

-일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일본술을 즐기기 위한 요령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Nigel Hay: 먼저 기본으로 알아두면 좋은 것이 일본술은 와인이나 맥주와 같은 ‘양조주’의 일종이라는 겁니다. 효모나 누룩으로 알코올 발효시켜 만들지요.

일본술의 원료는 쌀, 물, 누룩균. 와인이나 맥주와 달리, 누룩균에 의한 ‘당화’와 효모에 의한 ‘발효’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관리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 일본술의 특징이에요. 원료가 단순한만큼 하나하나의 제조공정에 따라 향기나 맛이 크게 달라지기 쉽거든요.

일본술의 원료가 되는 쌀이 들어있는 탱크
일본술의 원료가 되는 누룩

Nigel Hay: 대단히 복잡한 공정을 거쳐 제조하고 있는데도, 일본인은 좋은 일본술을 ‘물같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어요(웃음). 역시 물처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일본술이 위도 지치게 하지 않고, 요리의 맛도 돋보이게 해줘요.

Nigel Hay: 다음으로 기억해 두면 좋은 것은 일본술의 분류입니다. 일본술의 원료인 쌀의 표층부를 깎아내는 비율에 따라 명칭이 달라요. 쌀과 쌀누룩만으로 만든 술의 경우, 더 많이 쌀을 깎아낸 것부터 차례대로 ‘준마이다이긴조주’ ‘준마이긴조주’ ‘특별 준마이주’ ‘준마이주’로 종류가 나뉘어지죠.

쌀과 쌀누룩 이외에 양조 알코올이라고 불리는 순도 높은 알코올을 더해서 만든 술의 경우는, ‘다이긴조주’ ‘긴조주’ 특별혼조조주’ ‘혼조조주’ 등의 종류로 나뉩니다. 각각의 개성이 있어서 맛의 차이를 즐길 수 있어요.

Nigel Hay: 쌀의 표층부에는 단백질이나 지방질 등의 영양소가 있는데, 이 영양소가 너무 많으면 술의 향기가 지워져버려요. 그래서 일본술 제조에는 필요 없는 쌀의 표층부를 깎아내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고급품이라고 여겨지는 ‘준마이다이긴조주’의 경우, 현미의 50%이상을 깎아냅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도정한 고급 일본술인 거지요.

Nigel Hay: 단, 고급품이니까 다 좋다는 것만은 아닌 것이 일본술의 심오한 점이에요. 제가 일하고 있는 주조에는 시음·판매 코너가 마련되어 있는데, ‘준마이주’를 선택하는 고객님도 물론 계세요. 평소 사용하는 일본술의 장점을 잘 알고 계신 거겠지요.


와인글라스에 따라 치즈와 함께. 즐기는 방법은 각자 자기의 방식대로 하면 된다.

-일본술에는 일반적으로는 ‘가라쿠치’ ‘아마쿠치’ 등과 같이 맛의 차이도 있다고 하지요?

Nigel Hay: 그렇지요. 그냥 한마디로 ‘아마쿠치’라고 해도, 마시는 사람이 평소에 어떤 술을 마시고 있는지에 따라서 맛에 대한 느낌이 달라요. 가볍고 마시기 쉬운 가라쿠치를 마신 다음 감칠맛이 있고 진한 아마쿠치를 마셔보는 등 전혀 다른 종류를 비교하면서 마셔보면 자신의 취향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맛뿐만 아니라 일본술은 향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과일처럼 화려한 타입, 강하고 복잡한 숙성 타입, 쌀 본래의 향을 즐길 수 있는 심플하고 부드러운 타입 등이 있지요.

쌀을 깎는 방법부터 맛, 향기까지 일본술에는 많은 선택항목이 있으니까, 초보자는 주류전문점같이 일본술의 프로가 있는 곳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마셔보고 맛을 비교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Nigel Hay: 최근에는 병에 QR코드가 붙어 있는 브랜드도 있어서 기본정보는 바로 알 수 있지만, 아무리 지식이 있어도 맛을 보지 않고는 일본술을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어요.

Nigel Hay: 또, 같은 일본술이라도 차게 해서 마시거나, 상온으로 마시거나, 따뜻하게 해서 마시는 등 온도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요.

-나이젤 씨는 평소 어떤 방식으로 일본술을 즐기고 계시나요?

Nigel Hay: 저는 향기가 화려한 준마이긴조주를 와인글라스에 따라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일본술은 작은 술잔이나 되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와인글라스를 사용하면 마시는 부분이 넓어서 향을 즐기고 싶을 때 제격이지요. 이때 안주로 선택하는 것은 여러 가지 치즈예요. 일본술이라고 해서 일본 음식에만 맞는 것은 아니니까 각자 자기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고 생각해요. 와인도 종류에 따라서 일식에 곁들이거나 프렌치 요리와 함께 마시기도 하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일본술 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그 지역의 이자카야가 최고

-일본에 관광을 오신 여러분께 일본 특유의 음주 문화를 즐기는 방법이나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 주시겠어요?

Nigel Hay: 일본인 특유의 음주문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꼭 이자카야에 가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지역 사람들로 붐비는 술집을 찾아, 안주를 하나씩 주문하면서 그 안주에 맞춰서 마시는 일본술은 정말 각별해요.

또, 일부 이자카야에는 ‘음료 무제한’이라는 시스템이 있어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2∼3시간 정도의 제한 시간 안에 어떤 것을 마셔도 되는 시스템이지요.

저는 와인 생산지로도 유명한 뉴질랜드의 말보로 출신인데, 이곳은 애주가가 많아서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큰일날 거예요(웃음). 이용할 때는 반드시 물도 함께 주문하세요. 물을 중간중간 마시면 알코올의 흡수를 완만하게 해서 숙취를 예방해주거든요.

Nigel Hay: 또 ‘오샤쿠’라는 문화도 일본 특유의 문화지요. 함께 마시고 있는 상대의 술이 술잔의 3분의 1정도가 되면 알아서 적당히 술을 따라주는 거예요. 술을 권하면 상대는 술잔에 남은 술을 한입 마신 후 잔을 내밀어요.

하지만 이미 취해있는 사람에게 술을 더 따르는 것은 물론 매너 위반이에요. 저도 더 못 마시겠다고 판단되면, 컵에 손을 얹어서 ‘이제 더는 필요 없어요’라는 의사 표시를 하고 있어요. 서로가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도록 매너를 지키며 즐기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 이름 그대로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적인 술 ‘일본술’. 일본을 방문할 때는 꼭 특유의 음주문화도 함께 즐겨 보세요.

Nagano | Japan Travel | J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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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주조 주식회사>

주소: 나가노현 가미이나군 나카가와무라 오쿠사 4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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