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원을 보고 싶다면 서일본으로. 산인 지방의 아름다운 정원 3선[특별기획]

무성한 나무들, 시원한 시냇물, 거기에 부는 바람의 빛깔……계절에 따라 표정을 바꿔가며 마음의 평안을 주는 일본 정원.

유럽 정원들의 대부분은 좌우 대칭, 수평, 수직이라고 하는 인공적이고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 정원은 자연을 본뜬 좌우 비대칭 형태와 꼬불꼬불 구부러진 길이 특징입니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정원은 교토를 중심으로 다수 존재하지만, ‘일본 제일’로 유명한 정원은 교토에서 서쪽으로 신칸센과 전철을 갈아타고 4, 5시간 거리에 있는 산인 지방에 있습니다. 일본해에 면한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에 걸쳐있는 이 지역. 기원전부터 신앙의 중심지인 이즈모타이샤가 우뚝 솟아있어서 ‘일본의 마음의 고향’이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이곳에는 도대체 어떤 정원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일본화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아다치 미술관’

JR 야스기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아다치 미술관’. 일본화의 대가로 잘 알려진 요코야마 다이칸(1868∼1958년)의 작품을 비롯해, 도예·목조 등 약 1,500점에 이르는 우수한 일본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미술관을 방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광대한 일본 정원 때문입니다.

백사청송정

일본 정원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의 조합이나 백사를 사용해 산이나 강의 풍경을 표현한 고산수식 정원, 연못을 중심적인 요소로 도입한 지천식 정원, 초록색 융단처럼 이끼가 대지를 덮는 이끼 정원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165,000㎡에 이르는 아다치 미술관의 광대한 부지에는 위의 3가지를 포함한 다양한 일본 정원이 만들어져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개관 전에 직원이 총출동하여 약 1시간에 걸쳐 철처하게 청소를 하고 있고, 전속 정원사가 관리하고 있는 이 정원에서는 언제든지 완벽한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고산수식 정원
이끼 정원
지천식 정원

그 높은 퀄리티로 인해 미국의 일본 정원 전문지 “저널 오브 재패니즈 가드닝”이 매년 발표하는 일본 정원 랭킹에서 17년 연속 1위를 획득했습니다. 또, 프랑스 “미슐랭 그린 가이드 재팬”과 “Guide Bleu Japon”에서도 각각 최고 평가인 쓰리스타로 게재되었습니다.

미술관 창설자인 실업가 아다치 젠코(1899∼1990년) 씨는 생전에 ‘정원 또한 한 장의 그림이다’라고 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그림은 서양의 근대화처럼 보이는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 정원은 바위와 나무들의 초록만을 이용해 산을 그리고, 돌을 까는 것만으로 고요하고 평온한 물을 표현합니다. 불교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 속에서 살아 온 일본인은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비유를 통해 자연을 표현해 왔습니다.

미술관에 전시된 일본화와 함께 정원을 바라보면 그런 일본 사상의 깊은 곳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원을 그림을 보듯 창문으로 감상할 수 있는 ‘라이브 액자그림’. 관내에는 이외에도 이 같은 장치가 있다.

3만 송이의 꽃이 떠 있는 연못 ‘유시엔’

시마네현과 돗토리현의 경계에 있으며, 바닷물과 담수가 서로 만나는 기수호로, 뱀장어나 새우를 비롯한 풍부한 해산물을 품고 있는 나카우미. 이 한가운데에 떠 있는 다이콘시마에 만들어진 정원이 ‘유시엔’입니다. 40,000㎡의 광대한 정원에는 연못과 폭포 등이 배치되어 있어, 일본 정원 특유의 우아함과 역동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정원의 최대 매력은 계절의 변화와 함께 변해가는 꽃들의 색채. 봄에는 작약, 철쭉, 석남화, 여름에는 꽃창포, 가을에는 애기동백, 겨울에는 하얀 눈 속에서 새빨간 꽃을 피우는 모란 등 1년 내내 다양한 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여름의 꽃창포 정원
겨울 모란은 짚으로 만든 방한용 덮개 아래에서 꽃을 피운다

계절마다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되는데, 매년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에 열리는 ‘지센보탄(연못 위 모란꽃)’에서는 모종을 키우기 위해 따낸 3만 송이의 모란꽃을 정원 내 연못에 띄웁니다. 빨강, 핑크, 하얀색의 모란이 수면을 가득 메운 마치 꿈속같은 광경이 펼쳐집니다. 가을 단풍 시즌에는 야간조명 행사도 개최되어,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 줍니다.

지센보탄(연못 위 모란꽃)

싱싱하게 살아있는 것 모두에 신이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 일본인은 예부터 식물을 사랑해 왔습니다. 유시엔을 방문하면 식물들의 선명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운지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휴식을 할 수 있다.

영주가 사랑한 정원 ‘히라타혼진 기념관’

산인 관광의 중심지인 이즈모타이샤에서 전철로 20분쯤 떨어진 곳에 있는 ‘이즈모시립 히라타혼진 기념관’. 예전에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기사가문의 저택을 일부 이축하여, 상인의 거리로 번성했던 이즈모시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설입니다.

술 주조와 목면 판매 등으로 재물을 모은 산인 굴지의 가문 기사가가 쌓은 흰색 벽과 검은 지붕의 콘트라스트가 무사시대로 타임 슬립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히라타혼진 기념관

기념관 내에는 서화, 일본화 등이 소장되어 있으며, 그 외 기사가에서 완전 이축한 고산수식 정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거친 모래가 깔려 있고, 그 위에 건너기 위한 징검돌이 배치되어 있어 리드미컬한 인상을 주는 이 정원. 식수로는 소나무, 영산홍, 물푸레나무 등이 사용되어 있으며, 장수나 번영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노송도 심어져 있습니다.

고산수식 정원

예전에 이 지역을 다스리던 영주도 이즈모타이샤 참배나 레저를 위한 매사냥 등을 할 때 기사가에 들러 이 정원을 바라보았다고 전해집니다. 아름다운 정원을 앞에 두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생각에 잠긴다. 영주가 본 정원은 시대를 넘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산인 지방에는 수많은 일본식 정원이 존재합니다. 전통있는 료칸인 미나미칸에 만들어져 수많은 소설가들을 반하게 한 고산수식 정원이나 온천시설과 숙박시설을 겸한 ‘조라쿠엔’의 광대한 정원, 그리고 이즈모 시내의 선사 고코투지에 있는 자연 못과 산 풍경에 고산수가 융합된 정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도쿄나 교토 같은 도회의 소란에서 벗어난 산인 지역에서 맛보는 정원의 세계. 일본 문화의 진수를 직접 느껴 보세요.

Information

Shimane | Japan Travel | JNTO

https://www.japan.travel/en/destinations/chugoku/shimane/


Tottori | Japan Travel | JNTO

https://www.japan.travel/en/destinations/chugoku/tottori/


아다치 미술관(足立美術館)

주소: 시마네현 야스기시 후루카와초 320

https://www.adachi-museum.or.jp/en/


유시엔(由志園)

주소: 시마네현 마쓰에시 야쓰카초 하뉴 1260-2

https://www.yuushien.com/language/kr.html


이즈모시립 히라타혼진 기념관(出雲市立平田本陣記念館)

주소:시마네현 이즈모시 히라타초 515

https://izumomuseums.org/kr/museums/hiratahonjin.html


미나미칸(皆美館)

주소: 시마네현 마쓰에시 스에쓰구혼마치 14

https://www.minami-g.co.jp/minamikan/lg_ko/


조라쿠엔(長楽園)

주소: 시마네현 마쓰에시 다마유초 다마쓰쿠리 323

https://www.choraku.co.jp/kr/


고코쿠지(康国寺)

주소: 시마네현 이즈모시 구니도미초 1301

https://www.san-in-tabi.net/spot/category/temple/koukokuji.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