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국의 섬 오키나와에서 30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예능 ‘구미오도리’를 즐기는 방법[특별기획]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1,500km 떨어진 바다에 떠 있는 남쪽의 섬 오키나와. 이 섬에는 ‘섬시간’이라 불리는 느릿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남국의 따뜻한 기후, 푸른 바다,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런 환경에 둘러싸여 사람들은 아등바등하는 일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 오키나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전통예능 ‘구미오도리’. 오키나와 특유의 애수 띤 선율과 아름다운 의상을 입은 배우들의 연기로 구성되는 이 예능은, 탄생으로부터 300년에 걸쳐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습니다.

지금도 오키나와의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구미오도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그 배경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쌓아 온 역사와 자부심이 보일 것입니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온 오키나와

연간 평균기온 23℃의 따뜻한 기후 속에서 기분 좋은 시간이 흐르는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려 섬시간 속을 떠다니다 보면 몸속에 있던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비치

예전에 ‘류큐’라고 불리는 왕국(1429∼1879년)이 있었던 이 섬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 지점에 떠 있는 지리적 조건때문에 무역의 거점으로서 수많은 사람들과 물건이 왕래했던 곳입니다.

중국이나 한반도에서 전해진 기술에 의해 탄생한 ‘야치문’ 이라 불리는 도자기, 인도에서 전해졌다고 하는 ‘류큐 가스리’를 비롯한 직물, 그리고 돼지고기나 해산물을 사용한 오키나와 요리, 어딘가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류큐 음악 등 오키나와의 문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섬 안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했습니다.

류큐 음악
오키나와 요리

그러나 2019년, 이 남쪽의 섬은 슬픔에 휩싸이게 됩니다. 류큐 왕조의 중심으로서 14세기 말에 건조되어, 세계유산에도 지정되어 있는 슈리성이 불에 타버린 것입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 건물은 관광명소로도 유명할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사람들의 자랑이며, 정신적인 지주였습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격려의 말씀과 많은 기부를 받아 재건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슈리성

오키나와 사람들을 감동시켜 온 ‘구미오도리’

그런 슈리성과 함께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300년에 걸쳐 사랑을 받아 온 문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미오도리’라고 불리는 가무극입니다.

1719년 중국에서 오는 사신을 접대하기 위해서 일본의 노가쿠와 중국의 곤극(중국 장쑤성 쑤저우시를 기원으로 하는 고전 무대예술)을 참고로 만들어진 이 무대예술은 2010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구미오도리

국립극장 오키나와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가카즈 미치히코 씨는 구미오도리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가카즈: 천천히 류큐어로 읊어지는 대사, 노래, 산신이라고 하는 현악기를 중심으로 연주되는 선율, 형태를 이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우아한 몸짓, 화려한 색상의 의상. ‘구미오도리’에는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으면서도 류큐 왕국의 예능문화로서 세련된 매력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연목 중 하나인 “메카루시(銘苅子)”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것은 선녀와 그 아이들과의 깊은 사랑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등 많은 지역에 남아 있는 날개옷 전설(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돌아가기 위한 날개옷을 잃어버린 일을 둘러싼 이야기)을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을 꾸며주는 것은 빨강, 노랑, 보라 등 독특한 색채를 사용한 의상과 우아하고 환상적인 무용, 그리고 남국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표현한 음악입니다.

어머니가 된 선녀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날개옷을 발견. 울부짖는 아이들을 내려다보면서 하늘로 돌아가는 이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는 오키나와 사람들을 300년에 걸쳐 감동시켜 왔습니다.

“메카루시(銘苅子)”

“신데렐라” 등 전세계 유명한 이야기의 어레인지 버전도

그런 구미오도리를 비롯해 오키나와에서 계승되어 온 무대예술 전용 극장으로서 2004년에 건축된 ‘국립극장 오키나와’는 오키나와의 중심지인 나하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국립극장 오키나와

일년 내내 오키나와의 전통예능 공연이 개최될 뿐만 아니라, 병설되어 있는 자료전시실에서는 소도구나 의상의 전시, 영상 상영 등이 행해지고 있어, 공연이 없는 날에도 오키나와의 전통예능을 즐길 수 있습니다.

국립극장 오키나와
자료전시실

이 극장에서는 2019년에서 20년에 걸쳐 “류큐 왕조의 美 ∼구미오도리와 류큐 무용, 그 계승과 발신∼”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전개했습니다.

구미오도리가 처음으로 공연된 1719년 당시의 무대 스타일을 야외에서 복원한 공연이나 초보자용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된 공연,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 “신데렐라”의 구미오도리 버전, 그리고 신작 구미오도리 등이 포함된 이 프로그램의 의의를 가카즈 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1719년경의 무대 스타일을 야외에서 복원한 공연

가카즈: 신작 구미오도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의 번안 등과 같은 새로운 시도는 구미오도리의 전통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류큐 왕조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는 작품과 양식을 존중하면서, 현대를 사는 관객이나 연기자의 가치관에 기초를 둔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구미오도리의 매력을 전하고 싶습니다.

“구미오도리판 신데렐라”

2020년에는 4월 25일에 중국 사상가 맹자의 에피소드를 모티프로 한 모자의 이야기 “현모삼천”, 7월 18일에는 폭군에게 죽임을 당한 주군을 위해 복수를 하는 복수극 “구시노와카아지”, 11월 18일∼21일에 걸쳐서는 구미오도리의 창시자 다마구스쿠 초쿤(玉城朝薫)이 300년 전에 창작한 역사극 “니도테키우치(二童敵討)” 공연이 각각 국립극장 오키나와에서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오키나와의 문화는 사람들의 마음속 자랑으로 뿌리내려 있습니다. 구미오도리 무대를 보면 분명 오키나와가 가꿔온 풍요로움의 일면에 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Information

OKINAWA | Japan Travel | JNTO

https://www.japan.travel/en/destinations/okinawa/okinawa/

 

구미오도리 공연 300주년 기념

https://kumiodori300.okinawa/

 

국립극장 오키나와

주소: 오키나와현 우라소에시 짓차쿠 4-14-1

https://www.nt-okinawa.or.jp/korean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특별전 “체감! 일본의 전통예능-가부키·분라쿠·노가쿠·아악·구미오도리의 세계-”

기간: 2020년 3월 10일(화)∼5월 24일(일)

장소: 도쿄국립박물관 효케이관

개관시간: 9시 30분∼17시 ※금요일·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개관 ※입장은 폐관 30분 전까지

휴관일: 월요일 ※단, 3월 30일(월), 5월 4일(월·공휴일)은 개관

https://tsumugu.yomiuri.co.jp/dentou2020/